"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 이래로 역대 정부 조각 시 논란이 되어 사퇴한 장관 현황을 살펴보면 문민정부가 2명, 이명박 정부가 3명, 그리고 박근혜 정부가 3명씩 입각에 실패한 사례가 있다. 중요한 점은 인사권자의 눈높이 못지않게 국민의 눈높이도 중요하다는 것이며 장관 후보자의 뛰어난 능력도 좋지만 흠결이 있는 후보자는 치명적이라는 사실이다. 정무직 인사 그중에서 조각 인사는 각별히 중요하다. 단순히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한다는 차원을 넘어 국가적 위기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17쪽)
"역대 최장수 장관은 최형섭 전 과학기술처 장관이다. 최 전 장관은 제3, 4공화국 시절 1971년 6월부터 1978년 12월까지 7년 7개월을 재임하며 박정희 대통령의 과학기술 브레인 역할을 했다. '한국 과학기술의 아버지'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1공화국은 조정환 외무부 장관이 4년 5개월의 최장수 기록을 갖고 있고, 2공화국은 정희섭 보건사회부 장관이 2년 5개월, 5공화국은 이정오 과학기술처 장관이 4년 6개월, 6공화국은 김진현 과학기술처 장관이 2년 4개월, 문민정부는 오인환 장관이 5년, 국민의 정부는 김명자 환경부 장관이 3년 8개월, 참여정부는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 3년 1개월, 이명박 정부는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과 이만의 환경부 장관이 3년 3개월로 각 정권별 최장수 장관 기록을 갖고 있다. 1980년대 이후 장관의 평균 재임기간은 18.3개월, 제6공화국 13.7개월, 문민정부 11.6개월, 국민의 정부 10.6개월, 참여정부 11개월, 이명박 정부 18.9개월이다."(18~19쪽)
행정부공무원노동조합 정책연구소, 정부공무원노동조합 정책연구소가 '한국의 장관들'을 펴냈다. 대한민국 11개 정부의 모든 장관을 심층 분석한 책이다.
제1공화국부터 현재의 박근혜 정부까지 전현직 모든 장관을 망라해 분석하고 설명했다. 책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한국의 현대사를 훑어볼 수 있다.
시국이 어수선하던 제1공화국 시절에는 장관이 수시로 바뀌곤 했다. 특히 내무부의 경우 이런저런 이유로 총 20차례의 장관 교체가 있었고, 농업이 주요 산업이던 당시 핵심 부처였던 농림부의 경우에도 16명의 장관이 임명되고 해임됐다. 또 정부수립 이후 발발한 한국전쟁 당시 전쟁통에서 정부가 어떻게 돌아가고 대처했는지, 해외 원조에 의존해 국정을 운영하던 모습 등을 담았다.
장관을 보면 그 시대를 알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장관을 역임했던 사람들을 찾아가 인터뷰를 했다. 재직 당시 느꼈던 점이나 향후 발전 방향을 확인해봄으로써 현직 또는 미래 장관들을 위한 현실적이고 건설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특히 그동안 다루지 않았던 '장관이론' 화두를 꺼냈다. 장관들이 어떤 인생경로를 걸어 그 자리에 갔는지, 각 정부마다 어떤 인선배경으로 장관을 임명했는지, 주된 출신은 어떠하고, 임기는 얼마나 되는지 등 한국 장관들의 특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놨다.
기억이 흐릿한 과거 정부의 장관일수록 소개에 중점을 둔 반면, 특별한 소개가 필요 없는 현대로 넘어와서는 특정 사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왔는지 장관들의 의사결정행태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다뤘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5년마다 대한민국 정부를 선택한다"며 "대한민국 정부가 구성되면 국민에게서 선택된 대통령은 장관을 조각한다. 장관은 집권 기간 동안의 정부의 얼굴이다. 국민은 그 장관과 마주 대하며 5년을 보낸다. 그리고 부부처럼 닮아간다. 장관이 국민을 많이 닮을수록 화목한 가정이 된다."
"가끔 얼굴 없는 정부가 있다. 국민과 대면하지 않는 장관도 있다. 얼굴 없는 정부가 좋은 정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말다툼이 없고 조용한 것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국민을 밀거나 끌거나 하는 것이 장관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던 시절도 있었다. 장관은 국민과 마주하며 이야기 나누고 서로를 존중하면서 동행해야 한다. 장관의 리더십은 국민과의 소통의 기술이다." 748쪽, 3만5000원, 티핑포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