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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최초 '구구표 목간' 발굴, 6~7세기 백제시대 구구표

충남 부여 쌍북리 유적에서 출토된 목간(木簡)이 한반도 최초의 ‘구구표 목간’으로 확인됐다.

한국문화재재단은 20일 “6~7세기 백제시대 구구표로 밝혀졌다. 우리나라에서 광개토대왕릉비와 삼국사기 등 문헌기록에서 구구 셈법 표기와 산학(算學)을 가르친 기록은 있으나 구구표가 표기된 유물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재단은 2011년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부여 쌍북리 328-2번지 유적에 대한 발굴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2013년 보고서로 발간했다. 이후 지난 16일, 재단 정훈진 연구원이 한국목간학회에서 ‘부여 쌍북리 국비 조사 유적 출토 목간 사례’를 발표했고, 일부 참가자들(윤선태 동국대학교 교수 등)이 토론 과정에서 구구단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전문가 검토결과 한반도 최초 ‘구구표(九九表) 목간’으로 확인됐다.

전문가 검토회의 결과 목간은 길이 30.1㎝, 너비 5.5㎝, 두께 1.4㎝ 크기로 소나무를 얇은 판재 형태로 가공한 것으로 한쪽 면에서만 묵서 명이 확인됐다. 이는 기존 중국과 일본에서 발견된 것과 달리 매우 체계적·실용적인 것으로 판단됐다.

구구표 목간은 9단부터 2단까지 칸을 나누어 기록돼 있다. 9단을 가장 상단에 배치했으며 아래쪽으로 하위 단들을 기록, 각 단 사이는 가로 선을 그어 구분했다. 또한 같은 숫자가 이어질 경우 반복부호를 사용했고 십 단위는 20(廿), 30(丗), 40(卌) 등으로 표기했다.

중국에서는 기원전 3세기경 리야(里耶) 유적에서 구구단이 적힌 목간 표가 출토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광개토대왕릉비와 삼국사기 등 문헌기록에서 구구 셈법 표기와 산학을 가르친 기록은 있으나 구구표가 표기된 유물은 처음이다.

재단은 이 목간의 실체 확인을 통해 구구단이 중국에서 곧바로 일본에 건너가 영향을 줬다고 보는 주장과 다른 실물자료로 보고 있다. 중국과 일본 사례에 비해 기록형태가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형태를 보임에 따라 백제 시대 수리체계가 정립돼 있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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