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 시장은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충격파를 극복할 수 있는 저항력을 키운 상태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6일 분석했다.
신문은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9년여 만에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과 관련한 기사에서 2년 전 FRB가 양적완화 조치를 단계적으로 축소한다고 발표했을 때 아시아 시장이 급락했지만, 지금은 신흥국 시장이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응할 태세를 훨씬 잘 갖췄다고 지적했다.
2013년 '테이퍼링(tapering) 충격' 여파로 혹독한 시련을 겪은 나라들은 그 이후 경상수지의 개선과 외환보유액 확충 등 대외 쇼크에 대한 방비책을 강구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올해 여름 중국 경제의 둔화 조짐이 확대한 것을 계기로 아시아 통화가 매도 세례를 받았다. 그러면서 일부 과대평가된 통화의 가치가 바로잡히면서 시장이 미국 금리인상에 과민하게 반응할 위험성은 낮아졌다.
다만 그런 대비에도 아시아 각국 정책담당자는 중국의 경기감속이 한층 심각해지면 FRB의 2번째 이후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걱정하고 있다.
아시아 시장은 미국 금융정책 동향에 특히 민감했다. 아시아 각국은 FRB가 양적완화로 푼 자금을 자국으로 끌어들여 시장을 키웠기 때문이다.
투자자들 사이에는 그간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아시아에서 대량의 자금이 유출해 역내 각국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걱정했다.
그러나 지난 2년 동안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는 구조적인 경상흑자를 확보하고, 상품가격도 하락함에 따라 안전한 투자처로 자리매김 됐다고 신문은 진단했다.
BNP 파리바의 최근 보고서는 해외발 악재로 인한 영향을 가장 받지 않을 아시아 국가로 한국과 태국, 필리핀을 거론했다.
이들 국가에선 인플레가 목표 수준을 밑돌고, 혼란 회피를 할 수 있는 정책수단 여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0월 재닛 옐런 FRB 의장은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아시아 각국이 자신의 금융시장 저력을 확인하는 신임투표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