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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1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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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成 리스트' 지역 정치인 "이 전 총리, 성완종 전 회장 전화로 추궁"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이완구(65) 전 국무총리 공판에서 전직 태안군의회 의장이 "이 전 총리가 전화로 성 전 회장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에 대해 추궁했다"고 주장했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장준현) 심리로 열린 이 전 총리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5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진권(55) 전 태안군의회 의장은 "지난 4월11일 오전 10시께 이 전 총리로부터 전화를 받은 바 있다"며 "이 전 총리는 '성 전 회장과 무슨 대화를 나눴느냐'며 추궁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장은 지난 4월8일 이용희 태안군의회 부의장(67·여) 등과 함께 성 전 회장과 만난 바 있다고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밝힌 인물이다.

당시 김 전 의장 등은 언론에서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 괴로워하며 이 전 총리를 원망했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지난 4월8일 서울 명동 전국은행연합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이명박(MB)맨이 아니다"라며 자신에 대한 모든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성 전 회장은 다음날인 4월9일 북한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와 관련 김 전 의장은 "당시 이 전 총리는 전화로 '성 전 회장과 무슨 대화를 나눴느냐'고 다그치듯 추궁했다"며 "이에 상당한 심리적 부담감과 압박감 등을 느꼈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상당히 흥분된 상태에서 이 전 총리를 원망하는 취지의 발언을 수차례 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이용희 부의장도 "성 전 회장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양 손으로 머리를 잡고 괴로워했다"며 "이 전 총리를 원망하는 발언을 10여회 넘게 말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부의장은 '이 전 총리가 전화로 추궁했는가'라는 변호인 측 질문에 대해 "당시 이 전 총리가 다급해보이긴 했지만 추궁이나 협박하는 어조로 얘기하는 것은 아니었다"라며 "성 전 회장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궁금해 질문한 것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 측 신청 증인으로 출석한 이 전 총리의 비서관 출신 김모(45)씨와 충남도의원 출신 유모(56)씨는 검찰측의 대부분 질문에 대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특히 유씨는 수사기관에서 작성한 진술조서에 대해서도 "기억에 없다"며 진술 내용을 부인했다. 그러자 검찰은 "법정에서 허위 진술을 할 경우 위증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재판부는 오는 12월23일 변호인 측 신청 증인 신문을 진행한 뒤 이르면 연말에 이 사건 심리를 종결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재판에서는 증인으로 채택된 새누리당 김한표(61) 국회의원이 출석할 예정이다.

지난 재판까지는 성 전 회장 비서진 등 검찰 측 증인이 출석, 이 전 총리에게 다소 불리한 진술들이 나온 바 있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재판부가 검찰 측 신청 증인에 대해 재확인하는 등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된 바 있어 변호인 측 증인신문에서 이 전 총리 측이 어떤 전략을 펼칠지 주목된다.

이 전 총리는 지난 2013년 4월 재보궐선거 출마 당시 충남 부여 선거사무실에서 성 전 회장으로부터 현금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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