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감독의 '베테랑'이 경찰관이 직접 뽑은 '2015 최고의 경찰 영화'로 선정됐다.
경찰교육원은 이달 9일부터 25일까지 전국 경찰관을 대상으로 '제2회 경찰영화상' 온라인 조사를 시행,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는 경찰교육원에서 교육받고 있는 경찰관을 포함한 총 2104명의 경찰관이 참여했다.
'베테랑'은 이중 1753표를 받아 1위의 영예를 안았다. 2위를 차지한 '극비수사'는 101표를 얻어 1위와 2위 간 차이가 극명했다.
'베테랑'은 안하무인 유아독존 재벌 3세를 쫓는 광역수사대의 활약을 그린 범죄오락액션 영화다. 관객수 1341만명을 돌파하며 역대 박스오피스 영화 3위에 오른 바 있다.
경찰교육원은 '베테랑'이 현실감을 잘 살린 영화라는 평가를 받으며 많은 표를 얻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베테랑이 경찰을 사실적으로 잘 그렸다", "권력에 굴하지 않는 경찰상, 포기하지 않는 경찰상을 잘 표현했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고 덧붙였다.
반면 경찰 집안 자녀와 도둑 집안 자녀의 로맨스를 그린 김진영 감독의 영화 '위험한 상견례2'는 408표를 얻어 최악의 경찰영화로 꼽혔다. 이외에 '치외법권', '악의 연대기' 등도 거론됐다.
이와 함께 경찰 역할을 가장 잘 소화한 남배우에는 '베테랑'의 서도철 형사를 연기한 배우 황정민(1627표)이 선정됐다. 여배우로는 같은 영화에 출연한 모델 출신 연기자 장윤주가 1499표를 얻어 1위로 뽑혔다.
또 경찰관들이 꼽은 최고의 명대사는 서도철 형사의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였다. 이는 정의의 표상으로서 자존심만은 꼭 지키고 싶은 경찰관들의 마음을 가장 잘 대변한 대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격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도 경찰들은 사명감과 자부심으로 버텨내고 있다"며 "힘든 업무를 수행할 때보다 영화 속 왜곡된 경찰의 모습을 볼 때 힘이 더 빠진다"고 설명했다.
김덕섭 경찰교육원장은 "경찰이 영화의 단골소재로 쓰이는 것은 그만큼 국민과 영화인들의 관심이 경찰에 있다는 것"이라며 "영화를 통해 경찰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심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정적인 경찰상을 보며 자성의 계기로 삼을 필요도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