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중인 롯데가(家) 3부자가 신격호 총괄회장 생일에 모두 모였다. 특히 가족간 대화내용이 공개되면서 형제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17일 SDJ 코퍼레이션은 지난 15일 롯데가 3부자의 대면과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 대화내용은 신동주 회장이 직접 전해 준 내용이며 신 총괄회장도 대화공개에 허락했다고 알려졌다.
신동주 SDJ 회장은 "이번 대화내용 공개는 신 총괄회장의 뜻"이라며 "신동빈 회장에 대한 신격호 총괄회장의 분노가 워낙 크고, 이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신동빈 회장에게 그동안 상황을 추궁했고, 이에 대해 신동빈 회장은 "대단히 죄송합니다"라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아울러 신 총괄회장과 형인 신동주 회장을 원위치로 돌려 놓으라고 요구했고 이에 대해서도 신동빈 회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동의했다.
이는 신동빈 회장이 아버지와 형을 내치고 '롯데의 원리더'에 올랐으며, 원상 복구에 대해서도 구두로 동의했다는 뜻이다. 이는 경영권 승계부분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도 가족과 등지고 그룹의 리더로 올라섰다는 점에서 오점을 남기게 된다.
이 때문에 그동안 신동주 회장의 거센 공세에 별다른 대응을 내놓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은 대화내용 공개에 대해 적절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가족간의 대화가 어떤 환경에서 이뤄졌는지 앞뒤 맥락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적인 대화내용을 공개한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연로하신 어른과의 예의상 대화를 갖고 법적 절차에 활용하는 것은 가족과 기업을 구분하지 못하는 처사"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경영권과 관련된 사안은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 상법상의 적법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는 점만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