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 우체국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단이 피해자의 집 비밀번호까지 알아낸 뒤 현금을 훔쳐가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16일 광주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40분께 광주 남구 진월동 한 아파트 A(67·여)씨의 집에 보관중인 현금 1500만원이 사라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이날 오전 10시께 우체국 직원을 사칭한 남성으로부터 "한 은행의 통장이 금융사기에 연루된 사실을 알고 있느냐"라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
이어 광주의 한 경찰서 지능팀장으로 소개한 또다른 남성으로부터 "금융사기에 연루됐으니 현금을 모두 찾아야 한다"는 말을 듣고 통화를 하며 은행으로 이동해 현금 1500만원을 인출해 집 장농에 보관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보이스피싱단에 자신의 차량번호와 주민번호, 집 비밀번호까지 알려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는 광주의 한 경찰서로 출두하라는 말을 듣고 해당 경찰서로 찾아간 뒤에야 보이스피싱에 당한 것을 알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A씨의 아파트 CCTV를 분석해 이날 오후 12시18분께 범행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20~30대로 추정되는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용의자는 175㎝의 신장에 아이보리색 모자와 등산복, 검정색 운동화, 학생용 가방을 메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용의자가 장농을 열고 돈만 훔쳐 간 점을 토대로 해외에 있는 보이스피싱단의 지령을 받은 국내 활동책이 돈을 훔쳐 갔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