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늦은 가을, 경기도 용인에서 말기암 환자들을 위해 세워진 샘물호스피스 원주희 대표로부터 전화가 왔다.
“조용근 회장님! 오랜만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석성1만사랑회를 설립하여 매년 한채씩 장애인 쉼터를 지어준다고 하던데 상의드릴 것이 있어 한번 뵙고 싶네요. 언제 시간 내주시면 제가 사무실로 한번 들리겠습니다.”
“예! 언제든지 들리세요.”
그로부터 10여일이 지날 즈음 그분께서 필자의 사무실로 오셨다.
“제가 운영하고 있는 샘물호스피스 뒷동산에 빈 공터가 있는데 여기에 10여명의 자폐증 환자들이 기거할 수 있는 생활관 한채를 지을까 합니다. 왜 자폐증 환자들이냐 하면 말기암 환자들을 보살피는데는 이들이 제격입니다. 저희 샘물호스피스에서는 이들을 봉사자로 활용해서 좋고, 또 한국밀알재단에서 이들을 잘 케어해 준다고 하니 자폐증 환자들을 집에서 보살피고 있는 부모님들에게는 더없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석성1만사랑회에서 기왕이면 장애인 쉼터 2호점으로 이곳 용인에다 자폐증 환자 생활관 한채를 지어 주십시오. 또 들어 보니 한국해비타트가 협력해서 잘 지어 주신다니 더더욱 잘된 것 같습니다.”
그 말을 들은 필자는 석성 사랑의 쉼터 2호점을 어디에 지을까 고민하고 있던 차에 정말 잘 됐구나 생각하고 즉석에서 ‘오케이’ 했다.
그리고 그 사실을 해비타트 김태환 대표에게도 알렸다. 그 분 역시 너무 좋아했다. 그러면서 연내(年內)에 업무협약식(MOU)을 갖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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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근 이사장이 2013년12월25일 노숙인들과 함께 하는 거리성탄예배를 드리고 있다. |
그 얼마후인 12월24일, 드디어 4개 단체 대표가 모였다. 땅을 제공할 샘물호스피스 원주희 대표와 집을 지어줄 한국 해비타트 김태환 대표, 그리고 자폐증 환우를 보살펴줄 한국 밀알재단 정형석 상임대표를 비롯해서 2억5천만원의 공사비 지원을 맡은 석성1만사랑회를 대표해서 필자 이렇게 네 사람이 모였다. 그러면서 2015년 3월 중에 공사를 착수키로 단칼(?)에 합의했다.
놀라운 것은 정상적인 업무협약(MOU)를 맺을 때는 몇차례의 사전준비모임 등을 거쳐서 어렵게 성사되는 것이 통상적인데 단 한차례 모여 그것도 불과 30분만에 모든 합의를 끝냈으니…. 아마도 이런 일은 하나님께서 사전에 각본을 다 짜놓으시고 우리 네 사람으로 하여금 단순히 인증샷만 날리도록 한 것 같았다.
2015년3월27일 드디어 우리 4개 단체는 샘물호스피스 뒷동산에서 첫 삽을 뜨게 되었다. 생각할 겨를이 없을 정도로 그야말로 일사천리였다. 정말 기적이 아닌가? 하고 모두들 감격했다. 나는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공사가 차질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참으로 기이한 현상이라고 느꼈다. 여기에다 더 놀라운 것은 ‘장애인 쉼터 3호점’도 경북 구미시에서 이렇게 4개 단체에서 서로 협력해서 짓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니….
그러면서 필자는 감히 자신있게 외치고 싶다.
“우리 세금쟁이들도 언제든지 세상을 아름답게 바꿀 수 있다”고….
또 비록 지난 이야기지만 석성1만사랑회에서 건축비 전액을 들여 논산에다 ‘사랑의 쉼터 1호점’을 준공한 것을 눈여겨 본 대전지방국세청 현직 후배들과 관내 세무사회원들이 ‘사랑의 쉼터’ 운영비 조로 매달 200만원씩을 보내주었다. 지금은 현직 후배들이 그 절반만을 보내주고 있지만….
나는 이것을 보면서 ‘사랑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말이 정말 피부에 와 닿았다. 지금 이 시간 필자의 개인적인 희망이지만 전국 6개 지방 국세청 관할별로 매년 한 채씩 지어볼까 한다. 우리 후배 세금쟁이들과 함께 힘을 합치고 더 나아가 주위에 많은 뜻있는 사람들의 힘을 합치면 안될 것도 없다는 확신도 든다.
이와는 별도로 석성1만사랑회에서는 지난 2012년 성탄절 때는 박원순 서울시장으로부터 3일간의 청계광장 사용 승낙을 받아 서울 시내에서 정말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중증장애인들을 초청해 함께 음악축제와 장애인 체험을 비롯해서 심지어 노숙자를 위한 밥퍼 행사까지도 함께 해 보았다.
그 때 그 아름다운 장면을 본 많은 서울시민들이 정말 추운 날씨였는데도 불구하고 장애인들을 격려해 주었으며 심지어 중국에서 관광차 온 관광객들도 함께 동참해 주어 참으로 기뻤다.
나는 다시금 자신있게 고백한다.
“기적은 또다른 기적을 낳는다”
<계속>-매주 水·金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