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검색

구독하기 2025.06.20. (금)

기타

독립운동가 후손들 "국정화 강행은 항일운동사의 '죽음'"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항일운동사 장례식'을 열고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강하게 규탄하고 나섰다.

사단법인 독립유공자협회, 민족대표33인 유족회, 효창원 칠위선열 기념사업회, 민족사회단체 협회 등이 참여하고 있는 독립운동가 후손모임은 25일 광화문 광장에서 항일운동사 장례식을 치렀다.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검은 옷을 차려입고 상주임을 뜻하는 삼베완장을 착용, 항일운동사 책이 그려진 영정사진을 손에 들었다.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강행은 대한민국 항일운동 역사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 자리에는 백야 김좌진 장군의 손자인 김경민 씨, 민족대표 33인 유족 임예환 선생의 손자인 임종선 씨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도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 자격으로 이 자리에 참석, 조사(弔詞)를 했다.

이 원내대표는 "자라나는 학생들의 교과서마저 모욕하는 일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국정화 강행은 과거를 넘어 현재를 넘어 미래를 미리 모욕하는 반역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식민지근대화론, 친일과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하는 망령이 대낮에 버젓이 활개를 치고 있다"며 "할아버지, 당신은 어쩌다 무엇을 위해 그렇게 밥을 굶어가며 총칼 사는데 재산을 바치고 투쟁에 나섰는지 송구스러운 손자는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항일무장투쟁이 친일파와 나란히 역사에 기록될지도 모른다니 수치심이 든다"며 "땅 밑으로 꺼지고 싶은 심정"이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할아버지, 이 치욕을 근육으로 삼을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꾸짖어 달라"며 "손자가 교과서를 지켜내겠다. 미래를 등불로 삼아 이번에는 손자가 대신해 당신이 가신 길을 따르겠다. 광화문을 신흥무관학교의 교정으로 알겠다"고 덧붙였다.

김경민 씨는 "지금 시대가 나라를 빼앗겼을 때 그 때와 같다"며 "일본이 역사왜곡을 하는 것만으로도 통탄한 일인데, 우리나라가 스스로 우리의 역사를 왜곡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개탄했다.

임종선 씨도 "대한민국은 위대한 독립운동 역사를 최고의 가치로 삼아 오늘날까지 이어져오고 있지만,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뉴라이트, 족벌언론이 선두에 서면서 건국세력으로 탈바꿈하려 하고 있다"며 "독립운동사가 헛되이 되는 일이 벌어진다면 우리는 선열의 숭고한 뜻을 바탕으로 이 곳 이순신동상 앞에서 '필생즉사 필사즉생'의 각오로 투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