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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0. (금)

내국세

임채주, 자기색깔 낮추고 '편안한 세무서' 제시

-창간 50주년 기념 기획특집-

1995년 12월 26일 임채주 국세청 차장이 건교부장관으로 영전해 간 추경석 국세청장 바통을 받아 제 10대 국세청장에 취임했다.

 

전임 청장과 호흡을 잘 맞춰 온 탓에 임채주 국세청장은 취임초기 전임청장이 추진 해 온 정책들을 대부분 계승했다.

 

직세국장과 조사국장, 차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임 국세청장은 '자기색깔'이 있을 법 했지만 좀처럼 드러내지 않았다. 이는 전임 청장의 세정운영책이 공감을 많이 받고 있는 데다, 정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견해가 적지않았다. 임 청장 취임 전후를 기해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5.18 관련 내란수괴죄로 기소 되는 등 일대 정치격변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는 이도 있다.

 

1996년 1월22일 임 청장은 국세청장 취임 후 처음이자, 새 해 첫 전국세무관서장회의를 개최했다. 이자리에서 임 국세청장은 훈시를 통해 '편안한 세무서'를 제창했다.

 

임 국세청장의 훈시는 전임 청장의 공적를 비교적 상세히 내세우면서 '계승'을 천명했다. 훈시는 '문짐정부 출범후 적극적인 세정개혁을 추진하여 납세서비스개선, 자율세정으로의 전환, 불필요한 세무간섭 배제 등 세정의 모든 분야에서 적지않은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아직 국민들은 납세에 많은 불편과 애로를 느끼고 있다' 면서 '국세행정의 선진화를 강력히 추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청장은 이어 '세정을 선진화 하기 위해서는 먼저 세무서가 권위주의적 이미지를 벗고 납세자를 성심껏 보살피는 서비스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국세청 직원들은 새 국세청장의 세정방향이 어떻게 나올 지 궁굼해 했으나 결과는 종전에 해 왔던 일을 강조하는 수준으로 나타나자 안도하는 분위기와 더불어 '밋밋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그 해 2월 1일을 기해 국세청은 '국세행정 실명제'를 시행했다. 사실상 임 청장의 첫 세정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제도는 세정현장에서 '신선하다'는 평가도 있었으나, 직원 불평도 없지 않았다. 각종 국세의 부과와 징수 고지서에 담당직원 이름을 기재하도록 한 이제도는 직원들에게는 '훗날'을 염려해야하는 일종의 압박으로 작용했고, 납세자에게는 나름의 '신뢰'를 담보하는 기능을 했다.

 

그 해 4월 국세심판업무도 국세행정 못지 않은 파격적인 국민우대 행정이 시작 됐다. 불복청구 납세자가 심판관회의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심판청구를 낸 사람이 자신의 심판청구가 어떤 경로로 결정 되는가를 알 길이 없었던 청구자들 입장에서는 '불투명'이 '투명'으로 바뀐 것이어서 세무대리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급기야 5월 1일 소득세 신고납부제가 시행됐다. 소득세 정부결정체계에서 납세자자기결정체계로 바뀐 것이다. 납제사가 수입과 지출 등 각종증빙서류를 직접 챙겨야 하는 불편은 있었지만 '근거과세' '합리세정'의 출발점이라는 관점에서 국세정책의 획기적인 진일보로 평가 받았다.

 

6월에는 위장신용카드 가맹점에 대한 검찰과 경찰 합동수사가 카드업계를 뒤흔들었다. 영업은 하지 않으면서 정상적인 업소에 신용카드매출전표만 대여 해주고 수수료만 챙기는 이른바 '신용카드자료상'들이 철퇴를 맞은 것이다. 

 

전임 청장때부터 야심차게 추진 해왔던 '국세통합전산망'을 1997년 1월 6일자로 개통했다. <계속>

 

서채규 주간 <seo@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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