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가 허술한 시장 내 점포만 골라 턴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시장 내에는 점포가 5000여개나 됐지만 CC(폐쇄회로)TV가 설치된 곳은 거의 없었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시장 내 빈 점포에 침입해 금품 등을 훔친 지모(27)씨를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지씨는 지난달 21일 오후 11시20분께 서울 종로구 동대문종합시장 옥상에 있는 상품권 사무실에 침입해 금고 내에 있던 1만원권 상품권 800장을 훔치는 등 두 차례에 걸쳐 총 1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과거 시장 내 원단업체 종업원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던 지씨는 시장에 CCTV가 없고, 폐점되면 인적이 드물다는 점을 노려 시장을 범행 장소로 택했다. 보안장치도 허술해 문을 따고 들어가는데는 절단기와 일자 드라이버만을 이용했다.
지씨는 범행 후 경찰의 추적을 피하고자 인파가 몰리는 쇼핑몰을 도주로 선택했다. 경찰은 "시장 내 경비가 20여명이나 있었지만 지씨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며 "범행 전 치밀한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 결과, 지씨는 강원도 원주에서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최근 장사가 안되자 이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검거 당시 지씨는 가족과 떨어져 치킨집 내 쪽방에서 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