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기업인들의 해외 원정도박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폭력조직원과 브로커들을 지명수배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수사선상에 오른 해외 원정도박 혐의자가 더욱 늘어나면서 검찰 수사도 확대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심재철)는 원정도박을 알선한 혐의가 있는 폭력조직원과 브로커 5~6명을 지명수배했다고 20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지명 수배된 폭력배나 브로커가 검거되면 해외 원정도박 혐의자가 더 나올 수도 있다"며 "지금까지 공개된 혐의자나 현재 조사중인 혐의자는 주로 기업인이라고 보면 되지만 더러는 기업인이 아닌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동안 이 사건으로 정운호(50)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를 구속하고, 경기도 광주시 소재 K골프장 맹모(87) 회장과 해운업체 문모(56) 대표를 소환조사했다. 또 엔지니어링 업체 2곳의 전·현직 대표도 같은 혐의로 조사중이다.
특히 검찰은 정 대표를 상대로 회삿돈을 해외 원정도박에 사용했는지를 집중 추궁중이다. 이와 관련, 다른 검찰 관계자는 "정 대표의 경우 구속 상태에서 도박과 관련해 확인할 사항이 더 남아 있다"고 전했다.
당초 원정도박에 대한 검찰 수사는 지난 4월 마카오 등에 도박장을 개설해 한국 기업인들에게 도박을 알선한 혐의로 구속된 폭력조직원 김모(42)씨의 스마트폰이 단서가 됐다. 김씨는 '범서방파'의 두목 김태촌의 양아들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후 지난달 22일 마카오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던 범서방파 계열 폭력조직 광주송정리파 행동대장 이모(40)씨를 체포하면서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검찰은 도박장소개설 등의 혐의로 이씨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리고 소재를 추적해왔다.
검찰 조사결과 김씨와 이씨는 해외 카지노 VIP룸에 도박장을 연 뒤 한국 기업인들에게 현지에서 도박 자금을 빌려주고 국내 계좌로 되받는 이른바 '정킷방'을 운영했다.
검찰은 도박장을 개설한 혐의로 브로커 신모(50)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신씨는 이날 오전 예정된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불출석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며 "1차 구인영장이 유효한 오는 23일까지 신씨를 검거해 구인장을 집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