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91세의 한 노인이 서울 성북구 길음뉴타운 새마을금고를 찾아 정기 예탁금 5000만원을 전액 5만원권으로 인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평소 단골이었던 이 노인의 표정은 평소와 다르게 초조해 보였다. 새마을금고 직원은 이유를 물었고, 안면이 있던 다른 직원들까지 가세해 보이스피싱 의심이 된다며 이유를 물었다.
이 노인은 "누군가 계좌에서 인출을 계속 시도하고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현금으로 찾아와 집에 있으면 경찰청 직원이 와서 돈을 안전하게 보관해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할아버지는 가짜 돈을 갖고 집으로 돌아갔다.
전화 사기범들이 할아버지에게 연락해 가짜 돈을 받으려는 순간, 잠복해 있던 경찰이 나타나 두 명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2. 80세 남성이 통장에 저금한 2360만원을 전액 현금으로 찾아가겠다며 인천 모아저축은행 본점을 찾아왔다.
직원은 '무슨 일이길래 이 많은 돈을 찾아가느냐'고 물었고 이 할아버지는 '부동산 계약을 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모아저축은행 직원은 큰 돈이라 위험하니 거래하는 사람에게 송금해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이 고객은 완강히 거부했다. 보이스피싱을 의심한 직원은 경찰에 신고한 뒤 절차가 있다며 업무처리를 늦추고 늦췄다.
경찰이 도착하자 이 할아버지는 금융감독원 직원임을 사칭한 누군가로부터 '계좌가 해킹당했다'는 연락을 받아 돈을 찾으려 한 것이라고 털어놨다. 조사 결과 전화 발신지는 중국이었다.
노인을 노린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 면서 이를 막아낸 금융권 직원들이 기지도 빛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감원 혹은 경찰청 등을 사칭해 노인에게 접근, '누군가 통장에서 인출을 시도하니 현금으로 찾아 놓으면 안전하게 보관해 주겠다'며 돈을 가로채는 수법의 사기가 유행하고 있다.
금감원이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100만원 이상 금액 송금 시 인출을 30분 인출을 늦추고 대포통장을 집중 단속한 이후 사기 방식이 변한 것이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중앙회는 물론 경찰에서도 담당직원에게 포상했다"며 "직원의 기지로 큰 사고를 막은 이번 사례를 모든 직원들과 공유해 보이스피싱을 예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