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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0. (금)

경제/기업

"아쉬울 땐 손 벌렸다가 나중엔 자기 잇속만"…회생 기업 '모럴해저드' 심각

#1. 금호산업은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유동성 위기에 몰리자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찾았다.

산업은행은 법무법인의 자문을 받아 1조5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단행했고, 금융권 부채에 대해서도 상환도 유예했다. 이자도 최저 수준으로 낮춰졌다.

이후 두 차례의 감자가 단행됐고, 주식 값은 폭락했지만 금호산업은 정상화 됐다.

우선협상권자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수조원이 투입돼 정상화 된 회사의 경영권을 7228억원에 되사갔다.

매각 이후 산은 등 채권단은 특정인에게 특혜를 줬다는 비판과 함께 책임론에 휩싸였다.

#2.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동부건설의 정상화를 자신하며 산은에 1000억원의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동부건설은 이미 채권단에게 8200억원을 받은 상태였으며 채무 역시 유예된 상태였다.

산은 등 채권단은 모두 지원하기는 부담스럽다며 희망 여신 규모의 절반을 마련할 경우 나머지 5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하지만 산은의 입장을 확인한 김 회장은 500억원의 여유가 없다며 동부건설의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산은 등 채권단은 지원한 금액을 돌려받지도 못할 위기에 놓였지만, 김 회장 일가는 동부화재 주식의 배당으로만 230억원을 챙겼다.

부실 방만 경영으로 벼랑끝까지 몰렸다가 정책금융 혜택으로 되살아난 기업과 기업 경영주의 도덕적 해이를 막는 방안이 산업은행에서 논의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산은은 임원급 회의를 열고 경영위기를 맞은 기업이 정책자금을 통해 정상화를 이룰 경우 저리로 투입된 자금 및 밀린 이자를 추가로 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보통 기업이 경영위기를 맞을 경우 채권단의 관리를 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금리는 0% 수준으로 낮아지고 채무상환은 유예된다.

산은은 필요에 따라 혈세로 이뤄진 정책 자금을 회사 정상화를 위해 제공한다. 또 자금의 상환이 어렵거나 기업의 재무상태에 따라 출자전환이 이뤄지게 되며 이후 감자도 단행된다.

이 경우 활발히 돌아야 할 정책자금은 특정 기업에 묶이게 되며 이자 수익도 줄어든다. 감자를 겪으며 원금마저 손실을 입게 된다. 손실은 법에 따라 정부가 보존한다.

경영은 보통 전 사주가 한다. 회사 상태를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이 때 경영자의 도덕적 해이가 발생해 자신이 되 사올수 있을 만큼의 상태로 만들 가능성도 존재한다.

결국 불특정 다수로부터 걷은 세금을 특정 기업에 몰아주는 꼴이다.

산은 관계자는 "관련 내용에 대해 추진을 검토하고 있으며 사례도 많고 복잡해 아직 최종 시행 결정은 내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부실 방만 경영을 하고도 책임은 지지 않는 모럴 해저드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회사 정상화 이후 정책자금 혜택 부분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갚아,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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