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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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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재검출자' 접촉자 61명…선별진료소 '유명무실'

이달 초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던 국내 마지막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에게서 메르스 바이러스가 재검출됐다.

이 환자는 메르스 의심환자를 별도로 진료할 수 있는 선별진료소에서 진료를 받았지만 밀접 접촉한 자가 격리자만 60여명에 달했다.

정부가 응급실 감염예방을 막기 위해 선별진료소를 구축했지만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지난 1일 음성판정을 받고 3일 퇴원한 80번 확진자(35)가 고열 등의 증세를 보여 메르스 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한 결과 체내에서 소량의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12일 밝혔다.

감염 전 림프종을 투병 중이던 이 환자는 지난 6월7일 확진받은 뒤 116일간 치료받았다. 그는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서울대병원·질병관리본부의 바이러스 검사에서 모두 음성으로 나와 메르스 완치 판정을 받고 3일 퇴원했다.

그러나 지난 11일 오전 5시30분께 발열 및 구토 등의 증상으로 삼성서울병원 선별진료소를 내원해 진료를 받고 같은 날 낮 12시15분께 서울대병원 격리병상으로 이송·입원됐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증상이 발현한 후 이 환자가 접촉한 밀접촉자는 61명에 달한다. 환자가족 4명을 비롯해 의료진 및 병원직원 29명, 병원내 환자 및 보호자 16명, 구급차 이송 관련 12명 등이다.

당국은 모두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하거나 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과정에서 접촉했다고 설명했다.

선별진료소는 응급실 외부 또는 의료기관 내 별도로 분리된 진료시설로, 메르스 의심증상자가 응급실 출입 이전에 진료를 받도록 하는 공간이다.

복지부는 앞서 메르스 의심환자와 일반 응급환자의 동선이 분리돼 감염의 위험이 매우 낮아진다며 안심하고 응급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의료진도 감염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선별진료소를 통해 진료를 받은 환자의 접촉자도 수십명에 이르렀다. 더욱이 의료진과 구급차 이송인력뿐 아니라 응급실 환자와 보호자 등과도 접촉했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선별진료소를 통해 진료를 받았지만 응급실에서 대기한 시간이 있어 내원 환자와도 접촉했다"며 "밀접 접촉자 분류를 강화해 자가 격리자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문가들은 퇴원 전 2개월간의 상태와 유사하게 환자 체내에 잠복해있던 극소량의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된 것으로 봤다"며 "감염력은 매우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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