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억2100만원. 국내 미술품 '경매 최고 낙찰가'가 새로 써졌다. 8년만에 깨진 기록이다.
5일 미술품경매사 서울옥션이 홍콩르네상스 하버뷰호텔에서 연 제 16회 홍콩경매에서 1971년작인 점화 '19-Ⅶ-71 #209'(253×202cm)가 3100만 홍콩달러, 한화 약 47억2100만원에 낙찰됐다.
그동안 최고 낙찰가는 2007년 5월 서울옥션 국내 경매에서 45억2000만원에 팔린 국민화가 박수근의 '빨래터'였다.
서울옥션은 시작가 약 30억원(2000만 홍콩달러)에 나온 이 작품은 경합 끝에 아시안 컬렉터에게 낙찰됐다고 밝혔다.
국내 미술품 최고가를 경신한 김환기의 '무제'는 폭 2m, 높이 2.5m로 지금까지 미술시장에 나온 김환기의 전면 점화 중 가장 크다. 푸른 화폭 전면에 가득 점이 채워진 구도가 특징으로 2012년 국립현대미술관 단색화 전시에 출품됐던 작품이다.
이날 경매는 정상화 박서보의 작품이 모두 낙찰되는등 단색화 열기도 이어졌다. 정상화 작품 '무제 05-3-2'5가 해머 프라이스 기준750만 홍콩달러(약 11억4200만원)에 낙찰돼, 작가 레코드를 다시 한번 경신했다.
지금까지 국내 생존 작가 가운데 10억원 이상의 낙찰 기록을 갖고 있는 작가는 이우환 한 명 뿐이었지만, 이번 낙찰로 정상화 역시 10억원 클럽에 가입하게 됐다. 이날 정상화 작품은 11점이 출품돼 모두 낙찰됐다.
이날 경매는 해외작품에서 최고가를 차지했다. 조각가 루이스 부르주아의 콰란타니아(Quarantania)가 약 45억원(3000만 홍콩달러)에 경매가 시작돼 54억8000만원(3600만 홍콩달러)에 낙찰됐다.
또 야요이 쿠사마의 'Infinity Flower Petal' 작품은 1100만 홍콩달러(약 16억7500만원)에 팔렸다.
이밖에 박수근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앉아 있는 여인'은 약 19억원(1300만 홍콩달러)에, 이응노의 '군상'은 약 1억2000만원(80만 홍콩달러)에 각각 낙찰됐다.
서울옥션은 이날 경매는 낙찰률 90%, 낙찰총액은 23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경매 낙찰 총액이 200억원을 넘어선 것은 2008년 1회 홍콩 경매 이후 처음이다. 서울옥션은 "이번 경매는 전체 매출에서 국내 경매보다 홍콩 경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