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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국세

[연재]석성장학회 21년…감동의 연속

-'나는 평생 세금쟁이'- (74)

이렇게 석성장학회는 아버지 돌아가신 지 꼭 10년만에 한많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애틋한 사연을 담아 출범했다.

 

비록 시작은 미약하지만 나중에는 심히 창대해질 것이라는 하늘의 뜻을 굳게 믿고….

 

그러면서 하루 빨리 석성장학재단으로 인가받기를 갈망했다. 그런데 재단법인으로 발족하려면 부족한 7천여만원의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 물론 은행 정기예금에 들어있는 2억여원에 대한 이자 수입을 한푼도 안 쓰고 모아서 그것으로 채우면 되겠지만 재단법인 설립이 다소 늦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당장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그런 어정쩡한 상태로 석성 장학회가 출범된지 7년이 되는 2001년, 드디어 서울시 교육청으로부터 ‘재단법인 석성장학회’ 설립인가를 받게 됐다.

 

그 때 재단법인 이사장으로 취임한 아내와 나는 한동안 울먹였다. 하나님께서 한없이 부족한 우리 가정에 큰 선물을 내려주셨다고 생각하니 감개 무량했다. 이것이야말로 자손 대대로 물려줄 소중한 가보(家寶)가 될 것이라는 확실한 믿음도 갖게 됐다.

 


 

 

 

 

2009년10월28일 조용근 이사장은 딸 결혼식 축의금을 사랑의 성금으로 기탁했다.

그 때 나는 결심했다. 석성장학회는 다른 장학재단과는 무언가 달라야 한다고….

 

장학생 선발도 성적이 우수한 학생보다는 가난하고 소외된 학생들 위주로 뽑았다. 그 중에서도 내가 세금쟁이 출신이어서 인지는 몰라도 친정집같은 국세청에 몸담고 있는 현직 세금쟁이 자녀들 중에서 상당수를 뽑도록 했다. 흔히들 세상 사람들은 세무공무원이라면 무조건 잘 살 것이라고 치부해 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음을 나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족이 암으로 투병 중이거나 아니면 중증 장애인을 거느리고 있는 어려운 후배를 비롯해서 많은 후배들이 별의별 어려움과 고통 중에 있음을….

 

또 나는 결심했다. 비록 내가 현직에 있을 때는 장학기금을 늘릴 수 없지만 사회에 나와서는 가급적 남의 도움 없이 내가 노력해서 장학기금을 늘려 보리라고 마음먹었다.
여기에다 장학재단을 운영하는데 소요되는 일반 관리비도 최대한 줄여보기로 했으며 심지어 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재단 이사들도 100% 자원봉사하는 마음으로 일하도록 했다.

 

이렇듯 독특하게 설립된 석성 장학재단이 무엇보다 나에게 소중한 것은 사랑하는 아들과 딸에게 좋은 유산으로 물려줄 수 있는 우리 집 최고의 보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십여년전 딸 수빈이가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서 처음 받은 월급 전액을 석성장학재단에 기부하는 것을 비롯해서 몇년전에는 그 딸의 결혼식 때 받은 축하금 5천만원과 아들 결혼식 때 받은 축하금 1억원 모두를 석성장학재단에 기부하면서 아들과 딸에게 더없이 소중한 인연을 맺게 해줬다.

 

이제 석성장학회가 출범한 지 어언 20년이 흘렀다. 20억여원의 현금을 비롯해 시골 임야, 전답까지 합치면 근 30억원이나 되는 제법 큰 장학회로 발돋움했다. 그렇다고 그동안 장학금을 안 준 것도 아니다. 무려 2천여명에게 17억여원이라는 큰 액수가 장학금으로 지급됐다.

 

특히 지난 2014년4월19일에는 석성장학재단 창립 20주년을 맞아 조촐한 기념행사와 더불어 1억5천만원 상당의 장학금 전달식도 함께 가졌었다. 정말 꿈만 같았다.
무엇보다  20여년간 한결같은 마음으로 투명하게 장학재단을 운영하다 보니 여기에서 일어나는 하나하나가 모두 감동 스토리였다.

 

최근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필자도 잘 모르는 서울시내 세무서장 출신 어떤 선배님께서 오래 전에 그 분의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경기도 화성과 남양주에 있는 임야와 전답을 흔쾌히 우리 석성장학재단에 기부해 주셨다. 공시지가로만 계산해 봐도 무려 12억원이나 됐다.

 

그런데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얼마 전 그 중 일부가 생각지도 않게 팔렸다.
그외에도 뜻 있는 다수가 이런저런 모양으로 기부해 주셨다.

 

본 지면을 빌어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것이 한이 된다.

 

여기에다 필자가 만든 석성 세무법인 본사와 8개 지사에서도 매년 발생하는 매출액의 1%를 바로 석성장학재단에 기부해 줬다. 수익이나 소득이 아닌 매상액의 1%를 말이다. 정말 어려운 결단이었지만 운 좋게도 지금까지 한번도 이것을 어겨본 적이 없다.

 

분명 이것은 사람이 만든 작품이 아니라 하나님의 걸작품이라고 단정할 수 밖에 없다.

 

<계속>-매주 水·金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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