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1980년대 부유층과 유력인사 등을 상대로 대담하게 도둑질을 해 '대도(大盜)'로 불렸던 조세형(77)씨가 또 다시 쇠고랑을 차게 됐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도난 귀금속의 판매를 알선한 혐의(형법상 장물취득·장물알선)로 지난 16일 조씨를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7~9일 7~8억원 상당의 반지와 귀걸이, 목걸이 등 도난 귀금속을 금은방 업주 A씨 등에게 처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조씨는 해당 귀금속이 장물이라는 사실은 알았지만 훔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또 전체 7~8억원 상당의 귀금속 중 5점(4000만원 상당)만 다른 사람에게 건넸을 뿐이라며 일부 혐의에 대해서만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씨에게서 귀금속을 건네받은 이들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 외에도 여러 명이 수사 선상에 오른 상태"라며 "조씨에 대해서도 보강 조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조씨는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초까지 부유층과 유력인사 등의 집을 대상으로 대담한 절도행각을 벌인 뒤 훔친 금품 일부를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해 '대도', '홍길동', '의적' 등으로 불렸다.
조씨는 1983년 절도죄로 징역 15년과 보호감호 10년을 선고받아 복역했다. 만기출소한 조씨는 종교인으로 변신하기도 했으나 2001년 일본에서 물건을 훔치다 현지 경찰에 붙잡혀 3년 6개월간 복역했다.
귀국 이후에도 2005년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치과의사 집에서 16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치다 붙잡혀 징역 3년을 선고받은 뒤 2008년 출소했다.
그는 2009년 경기 부천시의 한 주택에 침입해 가족을 흉기로 위협하고 30만원 상당의 금품과 휴대전화 등을 빼앗은 혐의로 2011년 구속기소됐으나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조씨는 2013년 4월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빌라에서 고급 시계와 반지, 목결이 등 30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친 혐의로 구속기소돼 실형을 살고 지난 4월 출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