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퇴임하는 민일영(60·사법연수원 10기) 대법관 후임으로 임명될 신임 대법관 후보가 3명으로 압축됐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위원장 김종인 건국대 석좌교수)는 4일 대법관후보추천위회의를 열고 강형주(56·13기) 법원행정처 차장과 성낙송(57·14기) 수원지법원장, 이기택(56·14기) 서울서부지법원장을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제청 대상 후보자들은 풍부한 경륜과 인품, 국민의 높은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도덕성과 청렴성까지 두루 겸비했다고 판단돼 대법관 적격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승태(67·2기) 대법원장은 추천된 3인 중 1명을 수일 내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하고, 대통령을 국회 동의를 얻어 민 대법관 후임 대법관을 임명하게 된다.
강 차장은 전남 함평 출신으로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제23회 사법시험에 합격, 1985년 서울지법 남부지원 판사로 임관해 서울권과 광주 등 일선 법원에서 판사와 부장판사를 지냈다. 법원행정처에서 법무담당관과 기획담당관을 맡기도 했다.
그는 법원행정처와 각급 법원의 수석부장판사, 법원장 등을 거쳐 행정에도 능통하며 온화한 성품으로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내는 리더십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성 법원장은 경남 산청 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 1988년 서울형사지법 판사로 임관해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연구심의관과 대법원 양형위원회, 서울중앙지법 형사 및 민사수석부장판사 등을 다양하게 거쳤다.
그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와 민사수석부장판사로 재직할 당시 성폭력 피해자 증인지원 프로그램을 국내 최초로 도입하는 등 대국민 소통 프로그램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법원장은 서울 출신으로 경성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제23회 사법시험에 합격, 1985년을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임관해 각급 법원에서 다양한 재판업무를 두루 담당했다. 그는 법원 내 민법, 민사소송법, 민사집행법에 관한 최고 이론가로 꼽힌다.
특히 특허법원과 서울고법 지적재산권 전담부 부장판사로 근무하며 각종 특허 및 저작권 등에 관한 사건을 정교한 논리에 따라 판결하고, 지적재산권법 연구회 회장으로서 지적재산권 분야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달 14일 대법관 후임으로 천거된 법조인 42명 중 심사에 동의한 27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 명단에는 현직 법관 22명과 변호사 5명이 포함됐다.
이후 열흘간 진행된 의견수렴절차에서는 심사대상자 27명 중 15명에 대한 의견서가 모두 51개 제출됐다. 특히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심사대상자에 불성실한 재판 진행과 부적절한 언행 등으로 하위 법관에 선정됐던 현직 판사가 포함돼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대법원이 천거된 후보자 명단을 처음으로 공개하면서 민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 제청 절차를 진행했음에도 대법관 후보 3명 전원을 법관 출신으로 추천한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대법원은 과거 사법개혁위원회를 구성할 때부터 구성의 다양화를 제1의 과제로 삼았음에도 '구성의 다양화를 위해서는 대법원이 법관 일색으로 구성돼서는 안 된다'는 대한변협의 반대의견을 무시했다"며 "대법원이 말해온 구성의 다양화가 헛구호였음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대법관 다양화에 대한 국민 요구 충족할 후보자를 추천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외부인사인 심사대상자 가운데는 대법관으로서의 자질과 능력, 청렴성과 도덕성 등을 모두 갖춘 인사를 찾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부득이하게 법관인 피천거인 중에서 후보자 3인을 추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