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Matthew)의 후예들 (4)
- 드디어 ‘나눔과 섬김’의 날개 활짝 펴다-
또 필자는 20여년 전부터 가깝게 지내는 약사(藥師) 출신 원주희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경기도 용인에 있는 샘물 호스피스병원을 방문해서 수십명의 말기암 환우들이 잘 지낼 수 있도록 병실 청소도 해 주고 심지어 어떤 때는 함께 기도도 해 줬다. 그러면서 적은 금액이지만 정기적으로 후원도 해 줬다.
또 이와는 별도로 한달에 한번씩은 필자가 명예본부장으로 있는 청량리 다일밥퍼나눔운동(최일도 대표)에 참여해 수백명의 독거노인과 노숙자들에게 밥퍼 봉사도 했다.
또 일년에 한 두차례씩은 대전지역에서 어렵게 중증장애인을 돕고 있는 김성자 1급 중증장애인 부부를 직접 찾아가서 격려해 주기도 했다.
무엇보다 매년 여름휴가 때가 되면 모임 식구들이 함께 대형 버스를 타고 동해안으로 휴가를 가는데 그녀 부부도 초대했다. 그 부부는 비록 1급 중증장애인이었지만 더 없이 행복해 보였다.
이렇게 국세청 내에서도 알아주지 않는 평범하고 별볼일 없는 세금쟁이들이지만 우리들만의 방식으로 어려운 이웃을 위해 꾸준히 나누고 섬기다 보니 CBS 방송국에서 그 소식을 듣고 특집으로 방송을 해 주겠다고 했다.
매주 필자의 집에서 모여 부부들이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과 소망의 집에서 중증장애인 30여명을 섬기는 모습들을 촬영해서 ‘세금쟁이들의 감동 어린 나눔과 섬김’이라는 내용으로 50분간 특집방송으로 방영해 줬다.
또 어떤 유력 일간신문에서도 특집 기사로 실어 줬다.
역시 언론의 힘은 강했다.
그런 내용들이 언론에 나가다 보니 꽤나 유명한 분들이 우리 마태모임에 참석하고 싶다고 했다.
지금 기억나기로는 이진삼 전 육군참모총장을 비롯해서 연극인 윤석화, 가수 윤형주, SBS 김정택 악단장과 심지어 경찰청 현직 간부들까지도 모임에 와서 격려해 줬다.
특히 가수 윤형주는 필자와는 동년배로서 자기를 명예회원으로 끼워 달라는 부탁도 했다. 그러면서 가끔은 ‘열린 가정음악회’도 열어 주었다.
그 때 그 모임에 참여한 우리 세금쟁이들은 참 행복했다.
흔히들 ‘세금쟁이’하면 딱딱한 이미지와 남을 배려할 줄 잘 모른다는 다소 부정적인 인식들을 갖는데 이렇게 가슴을 열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달려가는 것을 보고 모두들 의아하게 생각했다.
|
조용근 이사장은 봉사하며 생긴 인연을 오랫동안 소중하게 이어오며 나눔의 기뿜을 설파하고 있다.<사진은 소망의 집에서 목욕 봉사를 하고 있는 모습> |
이런 일도 있었다. 삶이 너무 힘들어 죽음 직전에 있던 한 형제가 누군가의 추천으로 스스로 혼자 찾아 와서 감명받고 다시 회복되는 경우도 있었다.
또 아내가 중병으로 죽자 무일푼이 된 40대 형제가 자살 직전에 우연히 소식을 듣고 우리 모임을 찾아 왔다. 그 때 우리들은 진심으로 그를 위로해 줬다.
나중에는 그를 친동생같이 대해 줬고, 그가 안고 있는 고민들도 해결해 주자고 마음을 모았다.
그 후 그 형제는 마태모임의 당당한 멤버가 되어 지금까지 행복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
또 종로구 동승동 대학로 어느 카페에서 일하고 있는 이십대 자매가 있었는데 그녀는 한쪽 귀가 없었다. 그래서 늘 한쪽 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다녔는데 보기에 별로였다.
그 사연을 우리 모임 어떤 형제가 들려주면서 우리가 도와주면 어떻겠냐는 것이었다. 꽤나 큰 금액이었다. 그래서 마태모임 식구들이 모금에 나섰다.
그 때 필자는 이미 공직을 퇴임한 후라서 세무법인에서 번 돈과 그동안 모아둔 연금 등을 모아서 수술비에 보태게 되었다.
6개월간에 걸친 두차례 큰 수술 끝에 그녀는 정상적인 모습으로 되돌아 왔다.
그 후 그녀는 어머니와 함께 우리 모임에 참석했다. 그리고 얼마나 고마워 하는지….
아버지 없이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어머니와 함께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가 이런 기적을 체험했노라 하면서 기뻐하는 그들을 보면서 우리 모두는 감동에 젖어 그 모녀와 함께 하염없이 울었다.
이렇게 마태모임에서는 부부회복과 함께 불우한 이웃을 위해 7년간 일해 봤더니 먼저는 우리 스스로 참으로 행복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또 이런 일들을 통해 자연히 우리 모두는 하나가 돼 갔다. 시간만 나면 함께 산행도 하고, 여행도 함께 다닐 정도로 한 가족이 됐으니…. 여기에다 호칭 문제도 지위에 관계 없이 나이에 따라 형님, 동생으로 부르게 됐으며, 아내들끼리는 언니, 동생 사이로 변했다.
2003년 4월 문을 열어 2010년 4월까지 정확하게 7년 동안 마태모임을 운영하면서 그간 70여명의 세금쟁이 천사 부부들이 이곳을 거쳐갔다.
그러면서 그들 모두 이구동성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마태 모임! 정말 멋있는 세금쟁이들의 쉼터’ 라고….
<계속>-매주 水·金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