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관세무역개발원 상임감사에 정치권 인사가 지난 8일 취임한 것으로 알려져, 정피아 논란이 세관가에서 일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이는 조양민(48세·여) 전 경기도의원으로, 지난해까지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을 역임한데 이어, 현재 새누리당 중앙여성위원회 부위원장에 재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앞서 한국관세무역개발원은 지난 4월 이사회를 열어 조양민 전 의원을 상임감사로 선임하는 등 개발원 설립 이래 최초로 정치권 인사를 영입했다.
선임 배경에 대해 자세한 내막은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과거 관세청 퇴직자가 부임해 온 전례를 깨고 정치권 인사가 취임한데 대해 세관가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세관가 관계자는 “경기도의회에서 2선을 역임하는 등 지방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독 경험을 살려 상임감사로서의 역할을 나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관피아를 막으니 결국 정피아가 활개를 치고 있다는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세월호 사건 발생 이후 관피아 논란이 불거짐에 따라 퇴직공직자들의 유관·산하단체 재취업이 가로막혀 있으나, 이를 대신해 정치권 출신이 공공기관 및 정부 산하·유관단체에 재취업하는 사례가 속속 발생하고 있다.
박영선 의원실(새정치민주연합)에 따르면, 세월호 이후 지난 3월말까지 정치권 출신의 공공기관 기관장 및 감사 임명이 19명에 달하는 등 관피아를 능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월호 이후 공공기관 감사에 임명된 주요 인물들로는 △한국관광공사 감사-윤종승(자니윤) 새누리당 재외국민위 해외동포대통합소위 위원장 △한국전력기술(주) 감사- 김순견 새누리당 중앙당 대변인 △한전 KDN 감사- 문상옥 새누리당 광주남구당협 위원장 △중소기업유통센터 감사- 윤정균 한나라당 17대 대선 선진국민연대 위원장 △한전원자력연료(주) 감사- 조은숙 한나라당 대전시당 부위원장 등이다.
공직퇴직자들이 공공기관 내지 공직 유관기관에 재취업하는 것도 문제지만, 정치권 인물의 낙하산은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도 시민단체에서 제기되고 있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직무전문성을 기준으로 보면 정피아의 경우 이조차 담보되지 못하고 있다”며, “정치권의 보은인사에 불과한 정피아 낙하산은 ‘늑대 피하니 호랑이를 맞는 것’에 지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번 한국관세무역개발원 상임감사로 취임한 조양민 전 의원 역시 관세·무역에 종사한 경험이 전무한 실정으로, 2년의 임기 동안 해당 분야 전문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감사역할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세관가의 우려를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