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귀가하는 여성을 성추행한 20대 남성을 지하철역 직원이 심야 추격전 끝에 붙잡아 경찰에 넘긴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6일 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11시30분께 7호선 굴포천역에서 근무하는 김종용(48) 과장은 실랑이를 벌이다 달아난 성추행범을 빗속 추격 끝에 붙잡아 경찰에 인계했다.
당시 정보안내센터에서 근무하던 김 과장에게 여성 2명이 찾아와 지하철 출구 계단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피해여성들이 계단을 내려오는데 범인이 접근해 엉덩이를 만졌다는 것이다.
김 과장에 따르면 범인은 술에 취해 있었고 본인의 범행을 완강히 부인했다. 우선 피해여성들을 진정시키고 경찰에 신고하려는데 범인이 갑자기 달아나면서 추격전이 시작됐다.
범인은 굴포천역을 벗어나 근처 단독주택가 골목으로 들어갔고, 김 과장은 30여분동안 그 뒤를 쫓다가 막다른 골목에서 그를 붙잡을 수 있었다. 그 후 현장에 도착한 경찰에 범인을 넘겼다.
김 과장은 "당시 범인이 도주하면서 오물을 뿌리는 등 강하게 저항해 더 빨리 붙잡을 수 없었다"며 "사실 제 딸이 이번에 대학에 입학했는데, 두 분의 일이 다른 사람의 일 같지 않았다"고 기억했다.
굴포천역 장승수 역장은 "지난해 6월경에도 7호선 전동차 안에서 여학생 2명이 성추행을 당했는데, 마침 열차에 타고 있던 김종용 과장이 함께 내려 역직원에게 안내해주고 증언도 해준 바 있다고 들었다"며 "사건 당일이 우리 역에서 근무하는 첫날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침착하게 뜻 깊은 일을 해줘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