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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메시' 지소연 "17년 만의 안방 A매치, 꼭 뛰고 싶었다"

완벽한 몸상태는 지소연(24·첼시FC)은 지소연이었다. 지소연을 그라운드에 이끈 것은 홈 팬들에게 뭔가 보여줘야한다는 의무감이었다.

한국여자축구대표팀은 5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러시아와 친선경기를 가졌다. 1998년 10월24일 일본전 이후 17년 만에 갖는 여자대표팀 단일 친선경기였다.

지소연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0-0으로 맞선 후반 29분. 윤덕여 감독은 파상공세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득점이 터지지 않자 팀내 가장 확실한 해결사인 지소연을 투입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며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던 지소연은 후반 추가 시간 직접 골을 터뜨렸다. 여민지(22·대전스포츠토토)가 길게 내준 공을 발 앞에 떨어뜨린 뒤 오른발 땅볼슛으로 러시아의 골망을 흔들었다.

지소연의 결승골 덕분에 한국은 러시아를 1-0으로 제압했다.

경기 후 지소연은 "17년 만에 열리는 A매치였기에 꼭 뛰고 싶었다. 비록 20분 밖에 뛰지 못했지만 이기고 싶었다"면서 "기쁜 마음으로 들어가 편하게 임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나타났다. 상대 선수들도 지쳐있었기에 찬스가 한 번쯤은 온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현재 잉글랜드 여자축구슈퍼리그(WSL) 첼시 레이디스에서 뛰고 있는 지소연은 소속팀 일정 탓에 전날 오전에서야 국내로 들어왔다. 수차례 비슷한 상황은 경험했던 지소연은 쏟아지는 낮잠을 참아내는 등 그동안 습득한 노하우를 총동원해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경기 전 만난 이영표(38) KBS 해설위원의 조언도 큰 도움이 됐다.

지소연은 "이영표 삼촌이 '컨디션이 안 좋다'고 말하면 정말 안 좋아지고 '컨디션이 좋다'고 말하면 좋아진다고 하시더라.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조언해주셨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지소연은 "남자 선수들에게도 물어보면서 조언을 많이 얻었다. 컨디션이 썩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국은 러시아를 맞아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어렵사리 승리를 낚았다. 페널티 박스 근처까지는 무리없이 진격했지만 마지막 패스들이 번번이 빗나갔다.

지소연은 "국내에서 경기를 하니 기대감이 컸던 것 같다. 리그에서 뛰는 언니들과 친구들이 실력 발휘를 못했다"면서 "90분 내내 패스 미스가 많았고 선수들도 긴장했다. 실수를 줄이면 좀 더 좋은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는 8일 러시아와 2차전을 갖는 한국은 5월 재소집돼 미국 전지훈련을 떠난다. 이들의 최종 목표는 6월 캐나다에서 개막하는 월드컵이다. 한국은 월드컵에서 브라질, 스페인, 코스타리카와 한 조에 속했다. 이중에서도 브라질은 조 최강팀으로 꼽힌다.

"브라질은 러시아보다 더 강하고 빠르고 실력이 좋다"고 평가한 지소연은 "체력적이나 전술적으로 더 많은 준비를 해야할 것 같다. 축구는 어떻게 될 지 모른다"면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윤덕여 감독은 "지소연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기 역할을 잘해주고 득점까지 올렸다. 지소연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경기"라며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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