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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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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세종시 이전 100일…새도약 위한 '産痛과정'?

조직개편 업무효율 도모, 차세대시스템 발목…연이은 일탈소식에 ‘허탈’

지난해 12월 22일 국세청은 ‘반세기 서울시대’를 마감하고 세종시 나성동 세종청사에 새 둥지를 틀었다.

 

3월 31일자로 청사이전 100일째를 맞는 국세청은 새역사를 일궈내겠다는 당초의 희망과 기대와는 달리 무거운 조직분위기가 역력하다.

 

 

당시 세종청사 입주식에서 임환수 국세청장은 “정들었던 서울의 터전을 떠나게돼 섭섭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환경의 변화가 주는 긴장감과 함께 새로운 청사에 근무한다는 기대감이 신선하게 다가온다”고 이전 소감을 말했다.

 

또한 “청사이전을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아 ‘세금은 고르게 납세는 변하게’ 라는 세정운영의 핵심가치를 본격적으로 펼쳐 나가야 한다”는 각오를 다졌다. 

 

국세청 청사이전을 시작으로 금년초 조직개편과 2월 23일 차세대국세행정시스템 개통이라는 세정사의 큰 획을 그을 변화가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국세행정 새역사의 전환점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세종청사 이전→국세청 조직개편→차세대 국세행정시스템 개통’으로 이어진 일련의 과정은 분명, 국세청의 새역사로 기록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가 문제라는 것이다.

 

- 조직개편 단행, 업무효율 극대화 모색 ‘차세대시스템 오류가 발목’

 

국세청은 세정환경 변화에 대응해 본연의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조직개편을 금년 1월1일자로 단행했다.

 

 

지방청 세원분석국을 ‘성실납세지원국’으로 개편, 성실신고 지원을 강화하고 조세소송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서울청내 송무국을 신설하는 한편, 세무서 부가·소득세과를 ‘개인납세1·2과’로 개편해 업무를 통합·수행하는 내용이 골자다.

 

성실납세 지원 강화, 소송대응체계 개선 등을 통해 세입확보역량을 높여 안정적인 세입기반을 구축하고 납세자와의 현장소통 강화하는 한편, 자영업자 근로장려세제(EITC)·자녀장려세제(CTC) 등 확대되는 복지세정의 성공적 집행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라는 점에서 조직개편을 두고 긍정적 평가가 주를 이뤄졌다.

 

하지만, 국세청이 야심차게 내놓은 국세청 차세대시스템의 일부 오류문제가 불거진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일선 세무서의 경우 체납액 실적이 집계되지 않아 업무방향을 잡지 못하는가 하면, 일부 사업자들은 전사세금계산서가 발행되지 않는다고 아우성을 쳤다.

 

물론 개통이후 완벽한 시스템을 기대하기는 애시당초 무리였으며 오류사항을 순차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연착륙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도 이해할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오류문제에 대해서는 국세청 조직내에서도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역력했다. 4월 부가세, 5월 종소세를 앞둔 상황에서 시스템문제는 여전히 진행형인 상황이다.

 

- 세종시 이전후, 잇단 구설수 ‘본청 직원들 외부소식에 긴장의 나날…’

 

연초부처 입에 담기 어려운 성 노예각서 문제가 불거지더니, 조사국 직원들의 연이은 뇌물수수 의혹, 여기에 국세청 서기관까지 가세한 일탈 행동은 국세청 조직에 충격을 안겼다.

 

 

세종시 이전 후 연이은 악재소식에 국세청(본청) 직원들은 ‘세종시로 국세청이 이전한 이유 때문인가?’라며,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였지만 외부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다.

 

일부 직원들은 “지금 서울 소식이 어떤가”라며, 지방청 소식에 관심을 보였으며 불미스런 소식이 더 이상 전해지지 않기를, 또한 일련의 상황이 조용히 정리되기를 바라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세종청사 이전을 계기로 국세행정의 새역사를 쓰겠다는 희망은, 잠시 숨을 고르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 세종청사 구내식당에서 삼시세끼…‘본연의 업무에 여념없는 직원들’

 

세종시 이전후 국세청 직원들은 비좁은 사무실, 공사가 진행중인 황량한 주변환경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기반시설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세청사만 타 부처가 입주한 정부청사 외각에 떨어져 홀대받은 느낌이라는 반응이 상당수 였던 것.

 

앞으로 3년이상 국세청사 주변은 백화점, 상가 공사 등이 예정돼 있다. 소음·먼지 문제 등은 당분간 각오해야 할 불청객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세종시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숙소문제는 보면 800여명의 가까운 직원들중 400여명 가까이 청사 인근 P오피스텔에 거주하며, 숙소는 기숙사 개념으로 정착된지 오래다.

 

이들 직원들을 삼시 세끼를 국세청 구내식당을 이용하며, 조기 출근에 야근까지 업무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모습이다.

 

 

다행히 세종시에서 100년 대계를 준비해야 한다는 '사명감'은 열악한 근무·생활환경 속에서도 군소리 없이 업무에 혼신하는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다.

 

세종시로 이전한 국세청, 새역사를 쓰겠다는 의지는 넘쳐 보인다. 하지만 일련의 불미스런 일로 국세청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에 국세청 직원들 사이에서는 ‘국세청 새도약 위한 산통(産痛)과정’이라며, 이 고비를 잘 넘겨야한다고 마음을 다잡는 분위기다.

 

세종청사 입주식에서 “세정운영의 핵심가치를 본격적으로 펼쳐 세정사의 큰 획을 그어야 한다”는 임환수 청장의 바람처럼, 잠시 숨고르기 이후 더욱 전진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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