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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0. (금)

경제/기업

"직접 주총 참석 못하면 집에서 투표하세요"

주주총회에서 전자투표를 도입한 상장사가 140개에 육박함에 따라 디지털 주주총회가 뿌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십개 상장사들의 주주총회가 열리는 '슈퍼 주총데이'에는 전자투표를 통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14년 결산 주주총회에서 전자투표와 전자위임장을 도입한 기업은 9일 현재 대우인터내셔널 등 모두 137개사에 달한다.

전자투표를 주총에 활용할 수 있도록 미리 계약을 체결해둔 회사도 ▲전자투표 410개 ▲전자위임장 337개 등이다.

예탁결제원은 주총이 몰려 있는 3월 셋째 주와 넷째 주에 전자투표를 통한 의결권 행사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월 셋째 주 마지막 날인 20일에는 모두 409개 상장사가 주총을 연다.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기아자동차·SK네트웍스·LG 등 260개사, 코스닥 시장에서는 휴메딕스·셀트리온 등 147개사에 이른다.

넷째 주 마지막 날인 27일은 모두 518개 상장사의 주총이 몰려있는 '슈퍼 주총데이'다.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현대중공업·지에스건설·한국가스공사 등 183개사, 코스닥 시장에서는 녹십자셀·팜스웰바이오 등 328개사가 주총을 개최한다.

지금까지는 여러 회사의 주식을 보유한 개인투자자들이 '슈퍼 주총데이'에 의결권을 행사하기 쉽지 않았다. 일일이 주총에 참석해야 의결권 행사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전자투표가 도입된 회사의 주주는 주총 10일 전부터 인터넷에 접속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투표는 공휴일을 포함해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가능하고, 주총 하루 전에는 오후 5시에 마감한다.

김용신 예탁결제원 전자투표 팀장은 "전자투표 계약을 맺은 상장사 중 80% 정도는 실제 이용할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도입 초기인 현재까지는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주주에게 전자투표 기회를 제공한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상당수 상장사들은 섀도우 보팅 폐지에 대한 대안으로 전자투표나 전자위임장을 도입했다. 섀도우보팅이란 참석하지 않은 주주의 의결권을 대신 행사하는 제도로 지난 1월 폐지됐다.

김 팀장은 "전자투표 시스템은 지난 2010년 8월부터 문을 열었지만 상장사들이 섀도우 보팅에 의존하는 바람에 활용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았다"며 "현재 약 1800개 상장사 가운데 20~21% 곳 정도가 전자투표가 가능한 상황이지만 섀도우 보팅이 필요 없는 곳은 대부분 전자투표를 아직 도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섀도우 보팅이 필요 없어도 주주의 편의를 위해 신청하는 경우도 있다"며 "주주가 전자투표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 사회적인 현상으로 이어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민경 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은 "전자투표 시행으로 개인투자자의 의결권 행사는 늘어나겠지만 맹목적인 찬성투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개인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전자의결권을 활용할 수 있도록 기관투자자의 투표 내역 같은 정보가 공시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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