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는 25일 "복지는 국민적 합의다. 이제 '선진형 세금정치'를 시작해야 한다"며 '사회복지세' 도입을 제안했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역대 정부는 역사적 과제에 직면할 때마다 재원확보를 위해 목적세를 도입했다. 70년대 방위세, 80년대 교육세, 90년대 농어촌특별세 등이 그렇다"며 "이제 21세기 복지국가 대한민국을 위해 사회복지세 도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복지와 세금에 대한 통합적 논의는 대한민국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라며 "각 당이 세금과 복지에 대해서 투명한 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 안을 기반으로 정부, 국회,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조세정의와 복지증세를 위한 국민위원회' 구성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증세없는 복지 논란과 관련, "이제 국민을 속이는 증세 없는 위선의 정책은 폐기돼야 한다"며 '향후 10년 내 OECD국가 평균수준의 복지'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하고 "우리나라의 복지지출은 GDP 대비 10.4%에서 21.6%로, 조세부담률은 GDP 대비 18.7%에서 24.7%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출발점은 조세형평성을 높이고 조세 불신을 줄여나가는 개혁"이라며 ▲법인세·소득세의 공제·감면의 과감한 축소 ▲상위 1% 대기업 법인세 인상 및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 ▲상위 1% 부유층의 비근로소득 등에 대한 과세 강화를 주장했다.
심 원내대표는 경제 정책에 대해 "박근혜 정부 2년, 민생파탄에 대한 두려움과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는 대기업과 슈퍼부자들을 위한 것"이라며 "최경환 경제팀을 읍참마속하고 경제정책 기조의 전면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부동산 3법을 '불어터진 국수'에 비유한 데 대해 "국수 값만 지불해야 하는 우리 서민들이야말로 불쌍하고 또 불쌍하지 않나"라며 "'빚내서 집사라'는 부동산 3법으로 전세 값이 폭등하고 가계부채 1,090조, 사상 최대의 시한폭탄으로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최저임금과 자영업자, 비정규직 문제 등을 지적하고 "이분들의 절규에 답하는 것이 민생정치"라며 "노동자 살리는 것이 올바른 노동시장 개혁"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위한 3대 전제조건으로 ▲비정규직 고용부담금제 도입 ▲시중노임단가 전면 적용 ▲이해당사자간 협의조정모델 구축을 제시했다.
그는 이와 관련, "노동격차 해소를 위한 비용은 일차적으로 기업이 책임져야 한다. 성장과실을 기업이 독식하는 구조가 사회양극화의 주범"이라며 "공공부문과 1만 명 이상 대기업에 대해 '비정규직고용부담금제'가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저임금 노동자 해소를 위한 정부의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며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주창하고 "우선 공공부문부터 '시중노임단가'를 전면 적용해야 한다. 근로기준법 적용범위를 5인 미만까지 전면 확대하고 남녀 임금차별 시정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해당사자간 협의조정 모델을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며 "투명한 경영을 전제로 노사 간 협상을 통한 격차해소를 유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영참가를 제도화하고, 비정규직 단결권과 노조조직율을 높여 산업별·지역별 교섭이 정착되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심 원내대표는 정치개혁과 관련해서는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결선투표제 도입을 촉구했다.
그는 새누리당의 비례대표 축소 검토에 대해 "비례대표제는 승자독식의 한계를 보완하는 장치다. 중앙선관위의 제안대로 비례대표를 최소한 2:1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새정치민주연합을 향해서는 "정당명부 비례대표제와 결선투표제는 문재인 대표의 지난 대선 공약이기도 했다. 또 지난 대선후보단일화과정에서 문재인·심상정 공동선언의 형태로 정의당과 합의한 것"이라며 "대선 시기 야권연대가 야합이 아니라 '원칙' 있는 연대였음을 증명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심 원내대표는 노후 원전 문제와 관련, "원안위(원자력안전위원회)는 안전 관련 기술자료를 감추는 등 객관성과 공정성이 의심받고 있다. 그런 원안위의 심의 결과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국회 '고리 1호기·월성1호기 수명연장 검증 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