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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19. (목)

경제/기업

'오너부재' CJ그룹, APL로지 인수 무산으로 '타격'

이재현 그룹 회장 부재의 한계일까.

CJ그룹 계열사 CJ대한통운이 글로벌 물류기업인 APL로지스틱스 인수에 실패했다. APL로지스틱스 인수가 글로벌 물류회사로 도약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할 기회였지만 눈앞에서 놓쳤다.

23일 CJ그룹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싱가포르 소재 글로벌 물류회사인 APL로지스틱스 인수에 실패했다.

본 입찰에는 CJ대한통운을 비롯해 미국·일본 물류기업 각 1곳, 글로벌 사모펀드 KKR 등 총 4곳이 참가했다. 최종 인수자는 일본 킨테츠월드익스프레스(KWE)로 선정됐다.

CJ그룹 관계자는 "CJ그룹이 전문경영인에 의한 비상경영 체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1조원이 넘는 인수전에서는 오너만큼 적극적으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이 회장이 인수전에 참여했다면 좀 더 가격적인 면에서 공격적으로 나갔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KWE는 2013년 연매출 2조7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번 입찰에서 1조3500억원 가량의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투자은행(IB) 업계는 적정 인수가로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 수준을 예상해 CJ측에서도 이보다 조금 높은 수준의 배팅을 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인수 업체간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인수가가 높아지면서 CJ도 고배를 마셨다.

2000년 설립된 APL로지스틱스는 60개국에 진출한 글로벌 물류회사다. 싱가포르 국영 물류기업인 넵튠 오리엔트 라인스(NOL)의 해외 물류 전문 계열사다. 전세계 60개국에 110개의 지사와 5600여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2013년 기준 연 매출은 약 1조3000억원에 달한다.

CJ대한통운은 이번 인수전을 통해 글로벌 물류기업들과 세계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네트워크와 규모를 갖춘다는 계획이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도 지난 1월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서 "물류기업 M&A를 추진하겠다"고 밝힐 만큼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특히 2001년 설립한 APL로지스틱스는 북미와 아시아 지역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고 미국 시장 매출비중이 높아 인수시 북미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자동차, 내구 소비재, 가전, 포장화물, 소매물류, 의류, 신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들을 고객으로 가지고 있어 CJ대한통운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에 적절한 기업이었다.

하지만 이번 인수전 실패로 오너 부재 3년이 돼 가는 CJ가 향후 기업 경영에 있어서도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2013년에도 CJ대한통운은 미국 종합물류업체와 인도 물류기업 인수를 검토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CJ제일제당도 생물자원사업부문에서 베트남업체와 중국업체를 대상으로 M&A를 추진했으나 최종 인수 전 단계에서 중단됐다. CJ오쇼핑은 해외 M&A를 통해 사업을 확대하려다 보류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APL로지스틱스 인수가 무산됐지만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계획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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