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체제가 들어서면서 이른바 '친노(친노무현)'들이 당 전면에 나설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 대표가 경선 과정 내내 시달렸던 '친노의 수장'이란 딱지를 떼기 위해서는 결국 당내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는 게 당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문 대표는 이미 "친노는 불리할 것"이라고 공언한 상황이지만 실제 '친노'를 배제하고 '비노'를 골고루 등용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전당대회에서 치열하게 경쟁한 박지원, 이인영 후보를 어떻게 포용할 지도 관건이다.
현재 당내에 포진 중인 친노 세력은 새정치연합의 전신인 민주통합당 시절 2012년 총선 당시 한명숙 대표가 계파공천 비난을 사면서도 친노 성향 인사들을 대거 공천해 국회에 입성했다. 친노 세력은 그해 대선을 앞둔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이해찬·박지원 의원 간 '이박담합'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었다.
그 후 비주류에서 김한길 대표가 5·4전당대회를 통해 당권을 잡아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합당까지 이뤄냈지만, 결국 6·4지방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공동 퇴진한 뒤 비대위 체제를 거친 이번 2·8전당대회에서 문재인 대표의 등장으로 친노가 전면에 복귀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문 대표가 경선에 나서자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여지 없이 '친노' 문제가 불거졌다. 박 후보 측에서 '친노' 의원들의 불법 선거운동을 문제 삼고 나선 것이다. 김경협 의원은 일부 구청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노영민 의원은 지역 대의원들에게 특정후보 지지문자를 돌렸다는 의혹을 샀다.
특히 문 대표의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참여정부시절 함께 활동했던 인사들이 핵심적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 안팎에서 친노에 대한 경계심은 상당하다.
만약 문 대표체제에서 친노인사들이 전면에 대거 등장할 경우 당내 갈등은 극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새정치연합의 한 중진 의원은 "문재인 대표가 탕평인사를 하려고 노력은 하겠지만 결국 친노 계파주의를 뚫고 이뤄낼 수 있는 지가 관건"이라며 "그 문제만 넘어서면 대권주자로서 위상은 확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근 정치평론가도 "친노 대 비노 간 대립을 해소하는 것은 결국 처음부터 당내 탕평인사를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달렸다"며 "10년간 집권 경험이 있는 세력으로서 새누리당에 반대만 하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의 경제정책 등 방향을 제시하는 대안정당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