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人墨客(시인묵객)으로 붐비던 집
詩興(시흥)이 너울대던
대청마루는 텅 빈 채
넓은 뜰에 바람소리 쓸쓸하고
고택지기 홀로 지새는 밤 애처롭기만 한데
고택과 함께 늙어 가고 있는 나무는
어둠속에서 고독으로 몸부림치고
화초들만이 차가운 밤이슬에 떨면서
고택지기의 글 읽는 소리 듣고 있는 시간
희미하게 새어나오는 불빛 사이로
고택지기의 단아한 모습 외롭고
먹을 가는 소리 은은하게 들리는
古宅(고택) 곁에서
그윽하게 퍼지는 墨香(묵향)에 이끌려
旅愁(여수) 달래려고 서성이는
외로운 나그네
차마 발길 옮기지 못하고 있는
적막한 僻村(벽촌)의 밤은 깊어만 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