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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0. (금)

기타

[稅政詩壇]-별이 빛나는 밤을 위해-

김군길(시인, 광주서)

빈센트 반 고흐가 있는 ‘별이 빛나는 밤’을
만나기 위해 연화사* 자정 뜰을 헤맨다
하늘 어깨 너머로 별 몇 얼굴만 낯익다
서걱거리는 바람만 등 뒤에 다가와 두 눈을 가리는데
어떤 욕심들이 그 많은 별을 데리고 가버렸을까
어디론가 건들건들 개똥벌레 한 마리가
엉덩이 뒤로 별의 꼭지를 감추고 간다
박인환의 술병 속에서 별을 건져오려는 것일까
공광규의 별을 닦던 나무에서 별을 빌려오려는 것일까
아무래도 고흐를 따라가 버린
‘별이 빛나는 밤’은 지금 어디에 누워 있을까
별이 사라진 자리마다 풀벌레 세레나데 절절하다
많은 별을 잃어버린 핏기 없는 반달이
터덜터덜 먼 길을 간다
끝내 돌아오지 않는 별을 향해
나는 어느 별 이야기를 꿈꾸고
어느 별을 향해 떠나야할까
밤새 앓던 풀벌레 소리는 이슬 되어 흘러내린다,
부르튼 입술을 핥던 풀잎만 울컥울컥
삭은 별의 내장을 토해내고 있다
 
 *연화사 : 울산 인근의 작은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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