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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0. (금)

기타

[稅政詩壇]-그곳에 처량한 매미가 살고 있다-

장석민(시인, 안산서)

내 귓속에는 매미가 살고 있다
언제부터 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한 순간도 쉬지 않고 끊임없이 울고 있다
 
허락도 없이 어느 날 내 귓속으로 쳐들어와
정복자의 자만으로 괴성을 내 지르면서
아예 터를 잡고 앉아 나갈 생각을 아니 한다
 
깜깜한 그 귓속에서는 어떻게 살고 있는지
혹시 배가 고파서 울부짖고 있지는 않는지
그 매미 우는 소리 참으로 구슬프다
 
내 마음속에서 나오는 울분의 소리를
이 세상이 토해내는 그 많은 소음을
이 지구가 공전하는 소리를
듣기 위하여 들어간 것일까
 
아니,
속세의 잡다한 소리를 듣지 못하게
오로지 자기의 소리만 들어달라고
하염없이 울고 있을지도 모른다
 
소리만 듣고 있을 뿐
그 모습을 볼 수가 없어 안타까운
내 귓속의 처량한 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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