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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0. (금)

경제/기업

'재계는 지금 선거 중'… 5대 경제단체장 일제히 임기 만료

국내 5대 경제단체 수장들의 임기가 2월~3월에 동시에 만료됨에 따라 재계가 때아닌 '선거철'에 돌입했다.

일부 단체장의 경우 연임이 점쳐지고 있지만 나머지 단체들은 본격적인 경쟁체제에 들어갔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기중앙회 회장 등 5대 경제단체장의 임기가 다음 달과 3월에 모두 끝난다.

이에 따라 이들 경제단체는 일제히 후임 수장 물색에 들어간 상태다.

맏형 격인 전경련은 다소 여유가 있는 모습이다. 현 회장인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세번째 임기를 맡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당초 전경련은 19명의 부회장단 가운데 후임을 맡을 적임자를 수소문했다. 조양호 한진그룹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이 물망에 올랐지만 두 사람 모두 고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 회장의 경우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데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불미스런 사건 등으로 재계의 '얼굴'로 나서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는 후문이다.

김 회장도 한화그룹 경영에 막 복귀한데다 삼성그룹과의 빅딜 등이 굵직한 현안을 지휘하고 있어 당분간 그룹 업무에 전념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전경련은 허창수 현 회장에게 한번 더 전경련을 이끌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허 회장은 아직 공식적인 의사표명을 하지 않고 있지만 거부감을 갖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전경련 회장은 임기만 2년으로 정했을 뿐 연임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전경련은 오는 30일 이사회를 열고 차기 회장 선임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 회장은 기업을 대표하는 자리인만큼 일정수준 이상의 기업규모와 연륜, 덕망을 갖추고 허물이 없어야 하는 자리"라면서 "현재로서는 재계의 어른 가운데 한 명인 허 회장만한 인물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대한상의 역시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연임이 유력하다. 박 회장의 경우 지난 2013년 8월 전임 회장인 손경식 CJ그룹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잔여임기를 마치는 만큼 제대로 된 임기를 한 차례 더 수행해도 무리가 없다는 평가다.

특히 박 회장은 박근혜 정부와의 소통이 원활하다는 안팎의 평가를 받고 있어 연임에 별다른 걸림돌이 없어 보인다.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선처를 호소하는 등 재계의 목소리를 내는데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지지도 또한 높은 편이다.

박 회장은 다음달 서울상의를 통해 재신임을 받는 형식으로 2선 임기를 시작할 전망이다. 서울상의는 오는 2월 24일 정기총회에서 박 회장을 회장으로 재선출할 예정이다. 서울상의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이 겸임하는 것이 관례인 만큼 이 날 총회는 사실상 박 회장을 대한상의 회장에 재추대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장기간 공석이었던 한국경영자총협회 수장자리는 오랜만에 주인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경총은 지난해 2월 이희범 회장이 사임한 이후 1년 가까이 후임자를 찾지 못해 김영배 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동안 여러 재계 인사들에게 회장직을 맡아 줄 것을 요청했지만 모두 고사했다.

하지만 올해는 박병원 전 은행연합회장이 회장직을 수락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운 것으로 알려져 조직에 활력이 돌고 있다.

경총은 박 전 회장이 은행연합회장 자리에서 물러난 뒤 경총 회장직을 제안해 둔 상태다. 만약 박 전 회장이 경총 수장을 맡게되면 기업인 출신이 아닌 첫번째 경총 회장이 되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박 전 회장이 수락할 경우 경총은 오는 2월30일 정기총회를 열어 그를 회장에 추대할 예정이다.

무역협회는 한덕수 회장의 연임이 점쳐지고 있지만 후임으로 거론되는 기업인들도 일부 있다.

우선 2012년 3월부터 무협을 이끌어온 한 회장의 경우 관료 출신답게 무리하지 않고 무난하게 조직을 이끌어 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무협 회장은 역시 연임 제한이 없는 만큼 재계는 한 회장이 한 차례 더 임기를 수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그동안 무협 회장직에 의욕을 보여왔던 회장단 인사들 가운데 일부가 차기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과 구자용 E1 회장 등이 무협 회장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인물난을 겪거나 차분히 치러지고 있는 다른 경제단체에 비하면 중소기업중앙회장 선출은 과열이라 부를수 있을 만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김기문 현 회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후보난립 양상마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회장 선출공고를 낸 중기중앙회장 자리에는 이미 7명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이에 따라 오는 2월 27일까지 40일간 이어지는 선거기간 동안 각 후보들의 치열한 신경전이 전개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기중앙회 선거를 위탁 관리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21일 예비후보 7명을 선관위 청사로 불러 공명선거실천 결의문 준수여부를 확인하는 등 과열방지에 나섰다.

차기 중기중앙회장은 다음달 27일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재계 관계자는 "중기중앙회장은 '중통령(중소기업 대통령)'이라 불릴만큼 많은 권한을 가진 자리"라면서 "회장직을 원하는 기업인이 많은 만큼 혼탁양상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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