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우리를 만나고 싶다고 한 것은 그 쪽 마음이지만 솔직히 선수들 사이에서 자존심이 상한 것은 사실이다."
슈틸리케호의 주전 센터백 장현수(24·광저우 푸리)가 8강에서 호주를 피하고 한국을 만나고 싶다했던 중국의 발언이 오히려 호주전에서 더 열심히 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털어놨다.
장현수는 18일 오전 호주 브리즈번의 퀸즐랜드 스포츠&어슬레틱 센터에서 예정된 대표팀 회복훈련 전에 취재진과 만나 "(한국을) 만나고 싶다는 것이야 그쪽(중국) 마음이라 어쩔 수 없겠지만, 솔직히 선수들 사이에서 자존심이 상했던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한국은 전날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아시안컵 A조 3차전에서 이정협(24·상주)의 결승골에 힘입어 호주를 1-0으로 눌렀다.
A조 최종 순위가 걸린 경기에서 호주를 격파한 한국(3승·승점 9)은 A조 1위를 차지하면서 8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내지는 우즈베키스탄과 만나게 됐다. 크로스 토너먼트 방식에 따라 B조 1위 중국은 A조 2위 호주를 상대하게 됐다.
호주전을 앞두고 중국은 한국이 A조 2위로 올라와 자신들과 8강에서 만나기를 바란다며 자극적으로 도발했다.
하지만 중국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이 그동안의 1~2차전과 다른 모습으로 호주를 제압했다.
장현수는 호주전에서의 보여준 대표팀의 변화를 두고 "(선수 운용은) 감독님께서 전적으로 선택을 하신 부분이다. 선수들의 몸상태나, 현재 팀의 상황을 감독님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 부분에 있어 감독님이 변화를 주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호주전을 앞두고 선수들 사이의 분위기에 대해서 그는 "쿠웨이트전 이후 8강 확정을 지었지만, 팀 분위기가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호주와의 마지막 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조 1~2위 여부는 많이 중요했기 때문에 선수들끼리 단합해서 호주 경기 때 좋은 모습 보여주자고 말을 나눴다"고 전했다.
이어 "주장인 기성용 형을 통해서 미팅을 가졌다. 미팅 때 성용이 형이 '우리는 더 잃을 게 없으니 열심히 하자'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중앙 수비 조합에 계속 변화를 줬다. 붙박이 센터백으로 분류되던 장현수는 베테랑 곽태휘(34·알 힐랄)에게 선발 자리를 내줬다.
장현수는 다시금 경쟁구도가 형성된 것에 대해 "3경기 째 수비 멤버가 계속 바뀌고 있긴 하지만, 바뀐 선수들이 경기장 안에 들어가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정답이라 생각한다"며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한국은 이날 오후 8시 열리는 사우디와 우즈벡의 맞대결 승자와 8강전을 벌인다.
장현수는 "사우디는 워낙 개인 기량도 좋고 스피드가 좋은 선수가 많다. 조직적이지는 않아도 선수들 개인 능력이 좋다. 그 부분만 잘 대비한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즈벡의 경우 사우디와는 성격이 다르다. 조직적으로 잘 다져진 팀이다. 특별하게 눈에 띄는 선수는 없지만 팀으로 잘 돼 있다. 우즈벡과 8강에서 만난다면 그 부분을 잘 준비해야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