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이 '핀테크(Fintech)'와 '수익성 확대'를 최우선 경영과제로 제시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해를 맞아 국내 금융지주 회장들이 발표한 신년사에는 공통적으로 '핀테크'라는 단어가 들어 있다.
핀테크란 금융을 뜻하는 파이낸셜(financial)과 기술(technique)의 합성어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결제와 송금을 진행하는 것처럼 금융과 IT가 결합된 형태의 사업을 가리킨다. 지난해 출범한 카카오페이나 뱅크월렛 등이 대표적인 핀테크 사업이다.
올해 신년사에서 대형 금융지주사 CEO들이 이를 언급한 것은 핀테크 열풍을 새로운 성장동력과 영업채널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성장동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핀테크 등 신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신규 수익원을 발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광구 우리은행장도 "IT기술과 금융의 융·복합은 피할 수 없는 물결"이라며 "이를 통해 우리의 영업기회가 더욱 확장될 수 있다는 개척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도 모바일 결제시장 뿐 아니라 인터넷 전문은행의 변화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해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회장은 "IT와 금융의 결합은 고객들의 채널 이용방식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며 "인터넷 전업은행 등에 대응하기 위해 비대면 상담 서비스를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고 말했다.
CEO들은 금융권의 경영환경 악화에 맞서 '수익성'을 확보할 것을 강조했다.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의 경우 올해의 가장 최우선 경영과제로 수익성 확보를 꼽았다.
임 회장은 "올해는 외형에 걸맞는 수익성 제고에 매진해야 한다"며 "그룹의 공유 가능한 자원과 역량을 집중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한편 고객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역시 '신규 성장동력 확충'과 '비용 절감'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투자방식의 다변화와 고객수익률 제고를 이뤘지만 아직 부족하다"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또 한 번의 도약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략적 비용절감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조직구조 혁신과 업무 효율화를 추진하자"고 덧붙였다.
지난해 말 취임한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수익성 확대를 강조해왔다.
그는 취임사에서 "소매금융은 더욱 차별화하면서 유가증권 운용과 시장이 확대되는 기업투자금융(CIB)분야에서 수익기회를 찾아야 한다"고도 밝혔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영업 채널 생산성 확대를 통해 효율성을 높여가자고 밝혔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개인·기업·기관 고객의 저변을 넓혀 은행의 안정된 수익기반을 더 키워야 한다"며 "글로벌 전략도 이제는 수익을 위해 현지화 영업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밖에 금융 수장들은 또 글로벌 시장 확대와 조직 내 협동을 중요 경영 과제로 내세웠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과 이광구 우리은행 행장은 글로벌 사업 진출을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하나·외환은행 통합을 앞두고 "협업과 융합을 통해 시너지를 최대화하자"며 "협업이야말로 하나금융의 혁신을 만들어 내는 키워드"라고 강조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도 "모두가 함께 활기찬 조직을 만들어가자"며 "우리 모두가 KB의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