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가 김동철 영업기획 전무를 영업총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본격적인 '새판짜기'에 시동을 걸었다.
그동안 공석이었던 정책홍보 담당 임원도 새로 영입하면서 국내 1위 맥주 기업의 리더십을 강화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이날 각 주류 도매상에 김동철 영업기획 전무의 영업총괄 부사장 승진을 알리는 편지를 보냈다.
김 신임 부사장은 장인수 부회장이 데려온 구(舊) 진로 출신이 아닌 전통 오비맥주 출신으로 마케팅 팀장을 거쳐 영업기획 업무를 전담한 '영업통'이다.
업계는 김 부사장이 오비맥주 영업부문을 총괄하면서 사실상 장 부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프레데리코 프레이레 체제가 강화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동안 김 부사장은 주류업계 영업현장을 누비며 주류도매상과 돈독한 관계를 다져왔다.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 장 부회장을 대신해 영업 업무를 전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부사장은 영어에도 능통해 AB인베브가 원하는 인재상에도 적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비맥주는 장유택 전무를 새로 선임하면서 정책홍보 담당 임원도 충원한다. 이 자리는 지난 6월말 퇴사한 최수만 부사장 이후 공석이었다.
장유택 BAT코리아 상무는 1990년 한국경제신문에 입사해 사회부와 국제부, 프로슈머 편집장을 거쳐 2005년 옥스포드대학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디아지오코리아에서 대외협력과 마케팅 담당 이사를 역임했다.
외국계 회사를 거친 장 상무 역시 영어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져 오비맥주의 이번 인사는 AB인베브와 소통에 중점을 두고 친정체제 구축에 나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외에도 일부 영업지역 본부장들의 인사도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주 내로 관련 인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장 부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한태원 서울·경기 본부장의 거취도 관심사다. 내부에서는 임은빈 수도권역 영업 총괄 본부장이 서울권역 본부장으로 오고 한 본부장이 특판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반면 비 영업부분은 임원들은 유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영상 재무팀 부사장, 송현석 마케팅팀 전무는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사장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서 AB인베브로 재매각 당시 재무통으로서 핵심역할을 맡은 바 있어 업무능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무는 AOL타임 워너, 맥도날드, 피자헛을 거친 마케팅 전문가로 2010년 영입됐다.
이에 OB맥주 관계자는 "내부적인 임원 인사에 대해 공식 자료를 낼 계획은 없다"면서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장 부회장과 신임 사장과의 불화설은 사실이 아니며 다만 서로의 역할이 다르다보니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프레이레 사장이 AB인베브의 성향에 맞고 영어로 소통이 가능한 임원들을 위주로 인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를 통해 AB인베브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APAC)와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이끌려는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