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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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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는 영원하다…'축구 고향' 수원 찾은 박지성, 51분 간 펄펄

은퇴를 선언했지만 박지성(33·PSV에인트호벤)의 '클래스'는 영원했다.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며 '축구 고향' 수원으로 돌아온 박지성이 전성기 못지 않은 기량을 뽐내며 팬들을 기쁘게 했다.

박지성은 22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에인트호벤 코리아투어 수원삼성전에서 51분간 맹활약했다. 선발로 출전했고 후반 6분 파샤드 누어와 교체 아웃됐다.

시즌 종료 후 운동을 쉬었고 고질적인 무릎 부상까지 지니고 있는 만큼 이날 박지성의 경기력에 기대를 거는 이는 많지 않았다.

뚜껑을 열어보니 얘기가 달랐다. 박지성은 은퇴를 선언한 선수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변함없는 경기력을 과시하며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에인트호벤은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고 박지성은 중앙 미드필더를 맡았다. 공격과 수비 모두 그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노장 박지성은 '그라운드의 사령관'으로서 젊은 팀 에인트호벤을 이끌었다.

박지성은 어린 선수들에게 득점 기회를 만들어주며 도우미 역할에 힘을 쏟았다. 전면에 나서지 않았지만 전반전 그라운드 위에 있던 22명 중 그의 플레이가 가장 빛났다.

에인트호벤 공격의 포문은 박지성이 열었다. 전반 5분 볼의 흐름을 그대로 살리는 논스톱 터치 패스로 자카리아 바카리에게 슈팅 기회를 제공했다. 전반 20분과 21분에도 바카리와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전반 25분에는 드리블 돌파로 수비수를 따돌린 뒤 전방으로 침투패스를 내줬으나 알렉스 살크의 오른발슛이 골대 오른쪽을 맞고 그대로 아웃되며 결정적인 도움 기회를 놓쳤다.

승부사답게 골에도 욕심을 냈다.

전반 26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노마크 기회를 잡자 지체 없이 강력한 왼발슛을 날렸다. 공이 노동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며 골맛은 보지 못했다.

팬들을 위해 후반전에도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박지성은 6분 간 더 땀을 흘린 뒤 교체 아웃됐다.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전원 자리에서 일어나 '영원한 캡틴' 박지성을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고 박지성 역시 손을 들어 팬들의 환호에 화답했다.

이후 박지성의 응원가인 '위송빠레'가 한동안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타이틀이라도 걸려 있는 듯 치열하기만 했던 이날의 승부는 홈팀 수원의 승리로 끝났다.

서정원 감독이 이끈 수원은 염기훈을 비롯해 정대세·김두현·오장은·서정진 등 주축 선수들을 총출동시키며 에인트호벤에 맞섰다.

경기 초반은 에인트호벤이 주도했다. 전반 7분 골 넣는 수비수 제프리 부르마가 상당히 먼 거리에서 오른발 중거리슛을 시도하며 수원의 기를 꺾었다.

전반 중반 이후부터는 수원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정대세·김두현·산토스 등이 연달아 득점 기회를 맞았지만 상대 예세 버트람스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번번이 아쉬움을 삼켰다.

득점포는 후반에 터졌다. 후반 29분 권창훈의 침투패스를 받은 김대경이 왼발 땅볼슛으로 에인트호벤의 골망을 갈랐다.

에인트호벤은 동점골을 넣기 위해 남은 시간 동안 맹공을 퍼부었지만 굳게 닫힌 수원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김대경의 한 방이 결승골로 이어지며 수원이 승리를 챙겼다.

한편 에인트호벤의 이번 코리아투어는 박지성의 현역 고별전이다. 이날 수원과 경기를 마친 박지성은 오는 24일 창원축구센터에서 경남FC와 두 번째 친선전을 치른다. 현역 유니폼을 입고 치르는 마지막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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