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의 마지막 제주도 여행 때 내가 직접 차를 몰아 평소 가보지 못했던 구석구석의 명소와 맛집을 찾아다녔다. 어머니는 무척이나 좋아하셨다. 그런데 어머니가 정말 기쁘셨던 이유는, 내가 운전하느라 술을 마실 수 없기 때문이었다.'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자 세무사계에서 감사나눔 전도사로 통하는 박점식 천지세무법인 회장이 어머니에 대한 1000가지 감사기록을 에세이로 펴냈다.
책 제목은 '어머니<사진>'. 부제로 '부치지 못한 1000통의 감사편지'가 붙었다. 이 에세이는 홀어머니 밑에서 유복자로 자란 흑산도 섬 소년이 쉰을 훌쩍 넘긴 나이에 쓴 어머니에 대한 1000개 감사 기록이다.
'중학교 2학년 때 흑산도 무장공비 사건이 터졌다. 조명탄이 터지고 포격 소리가 요란했다. 이불 속에 웅크리고 있을 때, 어머니는 문에는 이불을 덧씌우고 나에게는 이불을 더 꺼내 덮어 주셨다. 그리고…당신은 이불 밖에서 기도하셨다.'
'어렸을 때는 동상에 걸린 내 손을 낫게 하시려고 온갖 약을 구하려 애쓰셨다. 명절에 동네에서 소를 잡으면 어떻게 해서든 소 내장을 구해서 동상에 특효라고, 거기에 손을 담그라고 하셨다. 그때는 정말 싫었는데….'
어머니가 치매에 걸린 뒤 쓰기 시작한 감사편지는 700가지를 썼을 무렵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것을 어머니 무덤에 같이 묻었고 이후 300가지를 더 보태 '어머니'를 펴냈다.
박점식씨는 "어머니에게 1000감사를 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 너무나 큰 행운이었다"면서 "우둔한 제가 어머니의 큰 사랑과, 한결같은 신뢰를 그제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그 깨달음으로 저는 과연 어떤 아빠인가를 생각해 봤고, 어머니를 도저히 따라 잡을 수는 없지만 길잡이로 삼을 수는 있었다"고 말했다.
저자 박점식씨가 지금까지 기록한 감사일기와 감사편지 갯수만 벌써 1만5천여개.
"감사는 상대를 변화시키는 수단이 아니다. 감사는 나를 찾아가는 기쁨의 과정이어야 한다. 상대의 긍정과 부정을 모두 아우르는 마음, 즉 나 자신의 내면의 불균형을 바로잡아 주는 과정인 것이다"고 자신의 감사철학을 펼쳐내 보였다. 올림/213쪽/1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