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1급 등 고위직 인사가 요동치고 있다.
27일 국세청 등에 따르면, 이날 또는 30일 전후로 단행 예정이던 고위공무원 및 과장급 인사가 다소 지연될 전망이다.
고위직 인사에 임박해 제갈경배 대전청장과 김영기 국세청 조사국장이 전격 사의를 표명해 인사 틀을 새로 짜야 하기 때문이다.
김덕중 국세청장과 같은 행시27회로 동기 중 유일하게 1급 자리에 오르지 못해 이번 인사에서 승진후보로도 거론됐던 제갈경배 대전청장은 결국 용퇴를 선택하고 지난 24일경 이같은 자신의 뜻을 인사권자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기 국세청 조사국장 역시 1급 인사가 최종 확정된 무렵인 26일경 인사권자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조사국장은 오래전부터 "자리에 연연해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싫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그는 지난 8월 송광조 후임 서울청장으로도 유력하게 거론됐으며 이번 연말 인사에서도 1급 승진후보 1순위로 점쳐졌다.
그렇지만 이번 1급 인사가 '중부청장-이학영(서울), 부산청장-김연근(경북)'으로 '지역적 배려'쪽으로 기울었고, 결국 김 조사국장은 더 이상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에 부담을 느껴 용퇴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국세청 안팎에서는 김덕중 국세청장 취임 직후 단행한 '4·11~12 고위직인사'가 연말용이라는 얘기가 많았다.
'4·11~12 인사'는 '국세청차장-이전환, 서울청장-송광조, 중부청장-이종호, 부산청장-이승호, 대전청장-제갈경배'였는데 이 인사가 길어야 올 연말까지일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부산청을 제외한 1급 세자리 모두에 김덕중 국세청장과 같은 행시27회 동기생들이 포진한데다, 동기가 청장에 오르면 나머지는 자의반 타의반 용퇴했던 관행 등에 비춰볼 때 그같이 추론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지난 8월 취임한 임환수 서울청장을 제외하고 행시 27회인 이종호 중부청장과 제갈경배 대전청장, 이승호 부산청장은 명퇴를 택했다. 이전환 차장은 유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지난 8월 1급 인사에서 또다른 큰 변수가 생겼다. CJ그룹과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송광조 서울청장이 물러났고, 그 자리에 행시28회가 전격 기용됐다.
수석 지방청장 자리에 행시28회(임환수)가 오름으로써 행시27회 출신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됐으며, 이와 더불어 '또다른 행시28회(김연근)'와 '1급 네자리 TK 포진' 등이 연말 고위직인사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이 과정에서 1급 승진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김영기 본청 조사국장과 제갈경배 대전청장이 막판 명퇴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이로써 국장급 및 과장급 인사는 다소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진 과장급 인사는 이르면 30일경, 국장급 인사는 그 이후 단행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