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기업 중 10년 넘게 같은 회계법인에 외부감사를 의뢰한 경우가 많아 외부감사인 제도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광호 의원(새누리당)은 17일 우리나라 100대 기업 중 10년 넘게 같은 회계법인에 외부감사를 받은 기업은 21개나 됐다고 밝혔다.
송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호텔롯데 등은 삼일회계법인, GS칼텍스, 롯데카드, 신한금융지주 등은 삼정회계법인, 현대자동차는 안진회계법인에게 외부감사를 받고 있다.
장기간 같은 회계법인에서의 외부감사로 인해 투자자 보호와 회계투명성을 강화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외부감사인 제도를 무색케 하고 있다는 게 송 의원 지적이다.
또한 의무교체가 폐지되면서 대형회계법인들이 회계시장을 독점하는 결과를 초래했는데, 실제 4대 회계법인의 시장점유율은 2008년 52.5%에서 작년 58.1%로 늘어나는 등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송 의원은 "우리나라 회계투명성이 세계 최하위권으로 추락하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지난 2003년 도입됐다가 시행도 못하고 폐지된 외부감사인 의무교체제도를 부활해 투자자를 보호하고 회계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