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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7.03. (목)

기타

조용필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역기 '가왕'이다. 쇼케이스도 특별했다. 기존 가수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조용필이 10년 만에 낸 정규 19집 '헬로(Hello)'를 소개하고자 23일 밤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펼친 생애 첫 '프리미엄 쇼케이스'는 그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씨줄과 날줄로 직조됐다.

올해 데뷔 45주년을 맞는 조용필의 음악 인생이 오롯하게 묻어났다. '헬로'에 대한 소개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조용필을 존경하는 후배들이 부른 그의 기존 히트곡 사이에 '헬로' 수록곡들이 흘러나왔다.

이를 통해 한국 가요사에 길이 빛날 조용필의 미래가 자연스레 점쳐졌다.

비주얼 아티스트 룸펜스(32·최용석)가 작업한 타이틀곡 '헬로' 뮤직비디오를 처음 공개하는 것으로 이날 쇼케이스는 포문을 열었다. 과감한 애니메이션 도입과 자유스런 점프컷 등 마치 재기 발랄한 신인 가수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했다.

보컬그룹 '팬텀'이 "조용필처럼 '늘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해 노래하고 싶어" 제목을 붙인 그들의 자작곡 '조용필처럼'을 불렀을 뿐이다. 인디록밴드 '국카스텐'이 '모나리자', 가수 박정현이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록밴드 '자우림'이 '꿈'을 부르는 등 후배 가수들은 조용필의 히트곡을 자신들의 색깔로 재해석했다.

후배들은 노래를 부른 뒤 일제히 조용필에 대한 존경심을 전했다. "선생님께서 활동을 해주시면 저희가 계속 따라가도록 하겠다."(이디오테잎), "앨범을 내줘 감사하다."(국카스텐 보컬 하현우), "축하한다기보다는 감사하다."(박정현)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는 "크고 작은 무대를 섰지만 올 때부터 떨리는 무대가 그다지 많지 않은데 오늘 무대는 너무 떨렸다"면서 "매번 가슴이 두근 거리면서 새 앨범을 기다린다. 앞으로도 영원히 저희의 '조용필'이 돼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들의 노래 사이에 '충전이 필요해' '널 만나면' '설렘' 등 리듬이 강조된 곡들과 '어느 날 귀로에서' '말해볼까' '걷고 싶다' 등 발라드 라인, '서툰 바램' '그리운 것' 등 실험적인 곡들이 다양한 영상과 함께 공개됐다. 전체적으로 일렉트로니카가 강하지만 '조용필화'된 곡들이 인상적이다.

조용필의 본격적인 무대는 지난 16일 선공개된 '바운스'부터 시작됐다. 쇼케이스에 초대된 1800여 팬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치렀다. 10년간 앨범을 내지 않았음에도 그간 꾸준히 진행한 전국투어로 단련된 조용필은 예순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건재함을 과시했다. '늙지 않는' 목소리의 카랑카랑함은 여전했다.

이어 들려준 발라드 '어느날 귀로에서'는 조용필 특유의 애잔함이 인상적이었다. 이번 앨범 수록곡 중 조용필의 유일한 자작곡인 '어느날 귀로에서'는 노랫말을 조용필과 절친한 송호근 교수(57·서울대 사회학)가 붙여 화제가 됐다. 송 교수는 이 곡을 통해 작사가로 데뷔하게 됐다. 평생 다니던 직장에서 잘린 가장의 고독을 그렸다.

조용필은 "10년 동안 내년에 내야지 마음만 앞섰다. 하다 보면 구겨버리고 그러다 10년이 걸렸다"면서 "신인 같은 기분으로 하는 것이다. 앨범을 내는데 왜 이렇게 힘든지. 편하게 마음을 먹어도 사실 그렇다. 근데 이번에는 에라 모르겠다는 식으로 했다"고 말했다. "저를 밖으로 내보내 보자라는 생각으로 했는데, 각 매스컴에서 나오고 있지만 이렇게 될 줄은 정말 몰랐어요. 다만 잘했든 못했든 그래도 팬들을 위해 앨범을 냈다는 것이 기분이 좋습니다. 하하하."

사회를 본 MC 김제동이 조용필에게 애절함으로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돼 버린 '비련'의 노랫말 '기도하는~'을 부탁하자 바로 응했다. 1800여 팬들은 일제히 환호를 지르는 바람에 공연장이 들썩거릴 정도였다.

마지막으로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헬로' 무대가 이어졌다. 조용필의 밴드 '위대한 탄생'의 연주력이 돋보이는 이곡은 강렬한 기타, 드럼 연주를 기반으로 한 팝 록이다.

후렴구의 중독성 강한 멜로디와 래퍼 버벌진트의 참여가 인상적이다. 앞서 미리 공개돼 음원 차트 9개를 휩쓴 '바운스(Bounce)' 못지않은 호응을 얻고 있다. 랩을 맡은 래퍼 버벌진트가 무대 중간에 등장했다. 마지막에는 이날 힘을 실은 후배 가수들이 모두 무대에 나와 노래를 함께 부르고 팬들에게 다 같이 인사를 전했다. 무대가 끝난 뒤에도 팬들의 환호는 한동안 이어졌다.

1시간30분 가량 진행된 이날 쇼케이스는 200여개 미디어에서 400명 이상이 취재 경쟁을 벌였다. 네이버 등 인터넷을 통해 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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