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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0. (금)

삼면경

국세청국감 '현장'…"따발총 들고 쳐들어온 적군인가"

설 훈-"이현동 청장은 칼날 위에 서 있는 분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인영-"갑자기 (열이)확 올라온다"
박원석-"이 책의 부제를 '국세청 잔혹극'으로 붙이고 싶다" "특별감찰팀은 한상률 심부름센터였다"
김현미-"국세청에 감금되러 왔나? 여기에 뭐 훔치러 왔나?" "97년 稅風사건 잊었나"

 

안민석-"오늘 국세청의 바닥을 다 봤다. 우리가 따발총 들고 쳐들어온 적군인가"
설 훈-"독일은 군인들에게 군인도 철모 쓴 시민이라고 가르친다. 부당한 명령을 하면 거부하라고 교육시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11일 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결국 '파행'으로 마무리되고 23일 속개키로 한 가운데, 이날 국감은 야당 의원들의 치밀하고 끈질긴 전략이 여당보다 더 우위를 점했고 야당의원들 논리가 정연하고 화려한 언변이 빛났다는 평가.

 

국감 파행을 예상이나 한 듯 설훈 의원은 국감 시작하자마자 이현동 국세청장을 향해 "청장 잘 알아야 할 게 있는데, 금년에 많은 분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감옥에 갔다. 감히 말하는데 이현동 청장은 칼날 위에 서 있는 분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면서 "지금까지의 시간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옷깃을 여미며 발언해라"고 의미심장한 발언.

 

이인영 의원 또한 참고인으로 출석한 음주문화연구센터 관계자의 소지품 검사 소식을 전해 듣고 나서 "난 전혀 모르고 있다가 조금 전에 알았는데, 갑자기 확 올라 온다"며 국감장 분위기를 휘어잡는 모습.

 

민주통합당 간사인 김현미 의원도 참고인 국감장 출입 방해 문제를 지적하면서 "국세청은 국민의 기관이다. 국세청 직원들만의 일터가 아니다. 잘못됐으면 국세청에 찾아와 항의도 하고 그러는 것 아니냐"며 국세청의 행태에 문제가 있음을 강하게 지적.

 

이날 국감에서는 안원구 전 서울청 세원관리국장이 쓴 '잃어버린 퍼즐'도 이슈가 됐으며, 박원석 의원은 "이 책의 부제를 '국세청 잔혹극'으로 붙이고 싶다"며 이현동 청장에게 한번 읽어보라고 권유.

 

이어 박 의원은 이현동 청장에게 본청 감찰팀의 안원구 감금 문제를 질의하며 "특별감찰팀은 한상률 심부름센터였다"면서 "당시 안원구를 강제 감찰한 직원들의 출석을 요구했는데 왜 나오지 않았느냐"고 다그치기도.

 

오전에는 국감 방해와 의원질의 도중 의사진행발언이 가능한지를 놓고 파행을 거듭하다 오후 들어서는 안원구의 국세청 등장으로 폭풍에 휘말리자 김현미 민주통합당 간사는 "사실 민주통합당은 안원구 국감 증인 카드를 포기했었다"면서 "그런데 오늘 국세청의 모습을 보고는 안원구는 반드시 국감 증인이 되든지 국정조사 증인이 돼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안된다"며 완전한 이슈 장악에 성공한 모습.

 

김 의원은 매우 격한 어조로 "도대체 안원구에게 무슨 일을 했나. 누구의 지령을 받고 한 인간을 그렇게 만들었기에 국세청에 오지도 못하게 하나. 도대체 무슨 짓을 한건가"라며 증인석에 앉아 있는 이현동 청장과 간부들을 향해 화살을 퍼붓는 모습.

 

이어 "비상구도 닫히고 엘리베이터도 끊기고 전화도 안되고. 국세청에 감금되러 왔나? 여기에 뭐 훔치러 왔나?"라며 격한 심경을 가라앉히지 못했고, 계속해서 "도대체 무슨 짓을 했기에 안원구가 그렇게 무섭냐? 정권은 곧 끝난다. 하늘은 진실을 다 안다. 97년 세풍 사건을 겪고도 그렇게 정신을 못차렸냐"고까지 날선 발언.

 

이날 안원구를 국세청사로 이끈 화제 인물인 안민석 의원은 "오늘 저는 국세청의 바닥을 다 봤다"라며 출입 봉쇄 문제를 지적한 뒤 "치사하게 누군가 뒤에서 연필, 볼펜으로 찍더라. 우리가 따발총 들고 쳐들어온 적군인가"라며 역시 격한 어조로 공세.

 

공방이 계속되자 새누리당 쪽에서 "민주통합당에서 의원 질의를 방해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설훈 의원은 "아래에서 못 올라온다는 연락을 받고 감사장을 내려와 1층으로 내려가려 했는데 엘리베이터가 꺼져 있었다"면서 "무슨 사태가 벌어진 것인지 아무도 대답도 안하고 가만히 있었다. 독일은 군인들에게 군인도 철모 쓴 시민이라고 가르친다. 부당한 명령을 하면 거부하라고 교육시킨다. 부당하든 부당하지 않든 지시만 하면 법하고 상관없이 불법인지 알면서도 막 해대는 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며 감사방해 문제를 강하게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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