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보유한 10대그룹 계열사 지분율이 사상 처음으로 4%대를 돌파하면서 총수 지분율의 배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재벌닷컴이 총수가 있는 자산 순위 10대그룹 상장사 93개사를 대상으로 6월 말 현재 국민연금 지분 현황을 조사한 결과 평균 4.1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점의 3.66%보다 0.48%포인트가 상승한 것이다.
반면 10대그룹 총수 지분율은 주식매각 혹은 발행주식 증가 등으로 전 년의 2.08%에서 1.98%로 0.1%포인트가 하락해 국민연금 지분율의 절반 수준 이하로 낮아졌다.
이처럼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상승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10대그룹 전체 상장사의 35.5%인 33개사의 주식을 신규 매입하거나 지분을 늘리는 등 주식 매입에 적극 나선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10대그룹 소속 상장사도 지난해 43개사에서 올해 48개사로 5개사가 증가했다.
조사 결과 10대그룹 가운데 한화를 제외한 나머지 그룹들은 모두 국민연금 지분율이 전년보다 늘어났다.
현대차그룹 계열 전체 상장사의 국민연금 지분율은 지난해 4.97%에서 올해 6.53%로 1.56%포인트가 급상승해 10대그룹 중 최고 상승폭을 기록하면서 국민연금 지분율도 삼성그룹을 제치고 가장 높았다.
기아차가 4.88%에서 6.95%로 2.06%포인트 상승한 것을 비롯해 현대차가 5.95%에서 6.75%로 0.8%포인트, 현대제철이 6.06%에서 8.1%로 2.04%포인트, 현대글로비스가 5%에서 5.07%로 0.07%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삼성그룹 계열 상장사의 국민연금 지분율도 지난해 5.28%에서 6%로 0.73%포인트가 높아졌다.
삼성엔지니어링이 5.71%에서 9.59%로 3.88%포인트가 급증한 것으로 비롯해 삼성물산이 8.34%에서 9.68%로 1.34%포인트, 삼성전자가 5.63%에서 6.59%로 0.96%포인트가 각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현대중공업그룹의 국민연금 지분율이 지난해 4.89%에서 올해 5.55%로 0.66%포인트 높아졌으며, 한진그룹이 4.43%에서 5%로 0.57%포인트, SK그룹이 4.89%에서 4.95%로 0.06%포인트가 각각 상승했다.
또 GS그룹이 2.75%에서 3.25%로 0.5%포인트, LG그룹이 3.01%에서 3.05%로 0.04%포인트, 롯데그룹이 2.29%에서 2.83%로 0.55%포인트 올랐고, 두산그룹은 (주)두산과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분을 신규 매입하면서 1.39%를 기록했다.
반면 한화그룹은 주력사인 (주)한화가 지난해 7.43%에서 올해 7.39%로 0.04%, 한화케미칼이 6.16%에서 4.93%로 1.23%포인트가 각각 하락하면서 계열사 전체 국민연금 지분율이 1.16%에서 1.02%로 0.14%포인트 감소했다.
한편 총수 지분율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기아차 등 일부 계열사의 발행주식수 증가로 지난해 3.97%에서 3.72%로 0.25%포인트 낮아졌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3.34%에서 3.31%로 0.03%포인트 하락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SK C&C의 일부 지분을 처분하면서 상장사 전체 평균 지분율이 1.15%에서 0.93%로 0.22%포인트 감소했으며,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1.41%에서 1.4%로 0.01%포인트,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3.77%에서 3.73%로 0.04%포인트가 각각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