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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7.01. (화)

기타

[稅政詩壇] -가시 그늘-

이희섭(시인, 안산서)

가시 없는 선인장이 되고자
밖으로 향해야 할 가시를 가슴에 품었다

 

누군가를 찌르려는 마음이 움틀 때는
가시가 돋으려고 온몸이 근질근질 해진다
그럴수록 가시는 가슴으로 더 파고드는데

 

상처를 입혀본 사람은 안다
찌르는 사람이 더욱 고통스럽다는 것을

 

가시 많은 선인장이
물을 가장 많이 담아낼 수 있다는데
마음 속에 있는 가시는
욕망의 그늘을 자꾸 찌르고 있다

 

가시가 그늘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통증이 필요로 했던가

 

선인장이 키우는 그늘 밑에서
사막 같은 신음소리들이 쉬어가고
안으로 파고든 가시그늘이
폐부 깊숙한 곳을 찌른다
그늘은 그늘이 있을 때 더 시원해진다

 

선인장 그늘 아래 그림자들이 낮게 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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