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국세청사에서 열린 국세청의 '전국 민생침해 담당 조사국장 및 관서장 회의'는 '조사국장의 멘트 한마디'를 두고 국세청 직원들과 기자들간 팽팽한 기싸움이 전개.
임환수 국세청 조사국장 주재로 이날 오전 11시부터 진행된 회의는 연 360%의 살인적인 고금리를 수취하거나 폭행·협박·인신매매 등 불법 채권추심으로 서민을 괴롭혀 온 악덕사채업자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여서 40여명이 넘는 기자들이 회의장을 찾는 등 언론의 관심이 집중.
국세청은 이날 회의를 단 5분간만 언론에 공개하고 이후에는 비공개로 진행.
문제는 공개된 5분 동안 회의주관자인 임환수 조사국장이 한마디 멘트도 하지 않았으며, 실제회의에서 발언장면을 앵글에 담으려는 기자들 불만이 컸다.
회의를 취재하기 위해 회의장을 찾은 일부 방송사 기자들은 "회의주관자의 멘트가 없으면 전파를 타기에 무리가 있다"며 조사국장의 멘트를 요구.
국세청 직원들은 그러나 "이미 브리핑을 통해 모든 내용을 설명한 만큼 따로 멘트를 할 게 없다"며 기자들이 회의장을 빠져나갈 때까지 침묵을 고수.
임환수 국장은 회의에 앞서 오전 10시40분부터 15분간 청사 1층에 마련된 기자실에서 악덕사채업자에 대한 세무조사 추진배경과 조사실적에 대해 브리핑.
하지만 기자들은 "브리핑은 브리핑이고 회의는 회의로 장면이 다른데 멘트 한마디 정도는 해 줄 수 있지 않느냐"며 "회의참석자들이 덩그러니 앉아 있는 모습은 의미가 없다"고 임 국장의 멘트를 재요청.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세청 직원들은 '멘트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약속된 5분의 시간이 지난 만큼 회의장 밖으로 나갈 것을 기자들에게 요구.
결국 멘트 한마디를 얻지 못하고 회의장 밖으로 밀려난 기자들은 "이럴 거면 뭣하러 공개를 하느냐"며 "차라리 공개를 하지 말라"고 저마다 불만을 토로.
일부 기자들은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도 안 봤나, 요즘은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육성도 전파를 타는 시대인데…"라면서 '운영의 묘가 아쉽다'고 일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