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고위직 인사권은 이미 국세청을 떠났나?'

이는 3일자 국세청 직제개편에 따라 부산지방국세청이 1급으로 승격됐으나 승격의 핵심인 청장은 종전 '2급청장'으로 놔두고 있는 것에 대해 강한 의구심과 더불어 온갖 억측이 난무하고 있는 말 중 하나다.

우선 '1급 승진자리는 하나인데 경합자가 많다 보니 인사권자가 결단을 못내리고 있는 게 아니냐'-'인사권자가 정치권 눈치를 보고 있는 게 아니냐'-'대통령 사인을 받을 겨를이(못 받고 있는) 없는 게 아니냐'-'승진자로 낙점 했던 인사가 모종의 물의를 야기한 것 아니냐' 등의 말들이 국세청 현직은 물론 국세청 OB그룹, 세무사계, 심지어 업계에서까지 내밀히 전파되고 있는 것.

이들은 '총선'-'6월말 명퇴'-'혼란을 피하기 위해서' 등 국세청이 비공식적으로 내 세우고 있는 '인사지연 이유'에 대해서는 설득력이 없다거나 아예 귀담아 듣지 않는 모습인데, 이는 그 어떤 이유도 이번 인사를 지연시킬만 한 명분이 되지 않는다는 단정적 인식 때문인 듯. 

심지어 국세청으로서는 살 떨리는 말이 될만 한, 얼마전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연결된 국세청 5000만 원 제공보도에 국세청이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자료까지 냈지만 '혹시 사실이 아닐까?' 하는 측도 생겨나고 있다.  

세무행정분야에 정통한 한 인사는 "부산청 승격이 갑자기 이루어 진 것도 아니고 이미 오래전부터 계획 추진 돼 온 것인데 승격청장은 이미 승격이 확정 된 작년 말경에 내정이 됐어야 정상"이라면서 "인사지연으로 인해 앞으로 어떤 억측과 부작용이 나타날 지는 예측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

상당수 현직도 "일단 뭔가 그럴만한 이유가 있지 않겠냐"면서도 "얼른 납득이 안되는 것만은 틀림 없는 것 같다"고 피력.

한 현직은 "인사권자 의지에 의해 인사가 지연 되는 것이라면 몰라도 외풍에 의해 비롯 된 것이라면 전체 직원사기와 국세청 위상에 많은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은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외풍에 의해 인사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여기는 게 보편적인 것 같다"고 애둘러 의문을 표시.

많은 세정가 인사들은 '이현동 청장이 참 어려운 일을 성사시킨 것은 높게 평가 할만한 일인데, 마무리가 시원찮게 돼 공과가 희석 돼 버렸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있으며, '인사지연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을 모를 리 없는 이현동 청장이다 보니 그 이유가 더 궁굼해 지는 측면도 있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사지연으로 인해 가장 이득을 보는 무리들이 인사지연을 방관 내지는 유도하고 있는 게 아닌 지 의심스럽다'는 말도 나오고 있어 향후 관심의 진폭은 더 커질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