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그림 로비' 의혹과 관련한 재판에서는 한상률 씨 부인 김신구 씨의 증언 대목에서 방청석이 한 때 숙연한 기운이 감도는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김신구 씨는 "남편과 상의 없이 그림(학동마을)을 (전군표 전 국세청장 부인에게)선물로 줬다"며 한 전 청장과의 공모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남편에 대한 '평소감정'과 국세청장 부인으로서의 '잘못된 처신'을 참회하는 발언을 많이 쏟아 눈길.
남편의 무혐의를 알리기 위해 유방암 치료를 받고 있는 중임에도 증언을 자처했다는 김신구 씨는 증인석에 앉자마자 한 전 청장의 '그림로비'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눈물을 쏟으면서 "전군표 전 국세청장의 부인인 이미정 씨에게 고마움을 표하고자 그림을 선물하게 됐고, 남편은 언론에 보도되기 전까지 그런 사실을 몰랐다"고 강변.
또 '현금 500만원을 한 전청장에게 준 것은 그림구입자금으로 준 것이 아니라 치매와 중풍, 허리골절을 앓고 있던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에서 준 것이었다'고 주장.
김 씨는 "친정어머니가 중풍과 허리골절로 기어 다니다 시피하면서 홀로 생활했는데 이를 본 남편이 '발 뻗고 잘 수 있느냐'며 집으로 모시고 왔다"며 "친정어머니는 고등학교 3학년인 딸과 함께 방을 썼는데도 남편은 어머니를 모시고 있던 10여년 동안 아무런 불평도 없었다"면서 "이런 남편이 너무나 고마워 형제․친지들이 어머니 간병비로 주고간 돈을 모아 500만원을 감사의 뜻으로 남편에게 줬다"고 말했다.
그림사건이 불거진 후 전군표 전 청장의 부인 이미정 씨를 원망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미정 씨를 고발하려고까지 했다"면서도 "하지만 그럴 경우 국세청을 다시 시끄럽게 만들까봐 (마음을) 삭혔다"면서 그림을 선물한 부분에 대해 "생각이 짧았다. 공직자의 부인으로서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 죄송하다"며 다시 고개를 떨궜다.
김 씨의 증언이 계속 되는 동안 상당수 방청인들이 고개를 끄덕이는 등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김 씨의 증언이 재판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