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어린이가 성폭행 피해를 당했을 경우 대부분은 부모나 선생님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18일 서울 불광동 연구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아동성폭력 예방 국제콘퍼런스'에서 '아동성폭력의 문제점과 대응방안'을 주제로 이 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위원이 지난 8월 30일부터 9월 20일까지 전국의 초등학교 4~6학년생 4천701명을 대상으로 성폭력 피해에 대한 경험과 의견을 조사한 결과 전체 학생 중 '원하지 않는데, 누가 내 성기를 만진 적이 있다'는 응답이 2.6%, '원하지 않는데, 누가 자기 성기를 내게 보여준 적이 있다'는 답변이 1.6%, '내가 원하지 않는데 누가 자기 성기를 만져달라고 했다'는 응답자가 0.5%인 것으로 조사됐다.
강제로 키스를 당하거나 포옹을 당한 경우도 각각 0.9%, 2.0%였다.
특히 남학생의 경우는 강제로 추행을 당한 경우가 전체 2천279명 중 113명으로 5.0%나 돼 여학생(0.3%)에 비해 훨씬 피해 사례가 많았다. 강제 노출을 목격한 경우도 남학생(1.9%)이 여학생(1.2%)보다 많았다.
그러나 피해를 당한 어린이들 중 그 사실을 부모나 선생님에게 알렸다는 학생은 매우 적었다.
특히 남학생의 경우 강제로 추행당한 뒤 부모나 교사에게 알렸다고 응답한 학생은 피해자의 22.1%에 불과했고 노출을 목격한 뒤 피해사실을 알렸다는 응답은 15.9%에 그쳤다. 강제 성접촉 요구에 대해서는 피해자의 9.1%만이 부모님이나 교사에게 알렸다고 답했다.
여학생의 경우에는 강제추행 피해자 중 50%가 부모에게 알렸고 강제 노출 피해자 중 71.4%, 강제 성접촉요구 피해자 중 60%가 부모나 교사에게 알린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동급생들간 부적절한 성적 접촉이나 행위도 빈번해 여아의 3%가 학교 친구들로부터 치마 들추기를, 남아의 12.4%가 바지벗기기를 각각 당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