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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소주업체 272억원 과징금 어디에 얼마?

주류업체 "국세청 행정지도 따라 가격 일제히 인상했을 뿐 담합 아냐"

공정거래위원회는 11개 소주업체들이 소주 출고가격 인상 및 소주 유통과정에서 경품 지급조건, 판촉활동 기준 등을 합의한 행위에 대하여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272억원을 부과키로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공정위로부터 징계를 받은 소주업체는 금복주, 대선주조, 두산, 무학, 보해양조, 선양, 진로, 충북소주, 하이트주조, 한라산, 롯데주류BG 등 11개 업체다.

 

업체별 과징금 부과내역을 살펴보면, 진로 166억7천800만원, 무학 26억2천700만원, 대선주조 23억8천만원, 보해양조 18억7천700만원, 금복주가 14억100만원, 선양 10억5천100만원, 충북소주 4억700만원, 한라산 3억5천800만원, 하이트주조 2억900만원, 롯데주류 1억7천500만원, 두산 3천800만원 등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소주 제조 11개사는 2007년 5월, 2008년 12월에 있었던 2차례 소주 출고가격 인상을 앞두고 사장단 월례 골프모임인 '천우회' 등을 통해 가격 인상여부·인상시기·인상률 등에 대해 상호 의사연락·정보교환·논의 및 협의하고 이를 실행했다.
 
'천우회'는 소주제조사의 대표자, 대한주류공업협회 회장 및 전무, 대한주정판매(주) 대표이사가 참석하는 소주 제조업체 사장단의 월례모임으로, 1985년부터 2009년 4월 현재까지 총 212회 개최됐으며, 업계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합의하는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가격인상 방식은 소주업체간 가격인상에 대한 공감대 형성 후, 가격 인상시기 및 인상율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협의하고, 선도업체인 진로(시장점유율 51.5%, 2008년말 현재)가 먼저 가격을 인상하면 나머지 업체들이 진로의 가격인상 후 비슷한 비율로 가격을 인상했다.

 

또한 2009년 2월, 3월, 5월에 각사 임원(영업·마케팅)들이 참석한 간담회(워크숍)를 개최, 소주 유통과정에서 ▲지역행사에 대한 지원여부 및 지원범위 경쟁사업자와의 사전협의 ▲페트(PET)병 소주 판매시 경품 지급기준 및 기준위반시 벌금, 2개월마다 점검모임을 갖기로 논의 및 합의했다.

 

이에 따라 2008년 5월말부터 6월초까지 병마개 제조업체인 세왕금속공업(주)이 소주업체들에게 병마개(왕관) 가격 인상을 통보하자, 천우회에서 병마개 가격 인상건에 대한 대책을 논의·합의해 세왕금속공업(주)에게 소주가격 인상시까지 병마개가격 인상 보류를 요청하기도 했다는 게 공정위 측 설명이다.

 

소주업체는 이에 대해 "소주업체간 가격합의는 없었다"라며 "다만 국세청의 행정지도에 따라 가격을 일제히 인상했기 때문에 외형상 담합과 유사해 보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소주 유통과정에서 거래조건, 판촉활동 기준을 정한 행위는 주류거래 질서를 위반하지 말자는 내용의 협의일 뿐 경쟁을 제한하기 위한 합의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공정위는 그러나, 조사결과 국세청이 진로의 소주가격 인상요청에 대해 검토 후 가격인상을 승인해 준 사실은 있으나, 소주담합건은 국세청의 행정지도와는 별개로 이루어진 담합행위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특히 "가격인상 여부는 이미 업체들이 합의해 정한 것이므로 국세청의 (주)진로에 대한 가격지도는 인상 정도를 결정하는 데 불과하고, 국세청은 진로 외 다른 소주업체들에게는 가격에 대해 사전협의 및 승인을 하지 않았다"라며 "가격인상을 국세청의 행정지도와 결부시키는 것은 국세청의 행정지도를 핑계로 면책하려는 의도"라며 소주업체의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내 소주시장에서 출고가격 및 거래조건 등에 대한 담합행위를 적발·시정함으로써 장기간 지속돼 온 주류업계의 고질적인 담합관행을 타파한 측면에서 의의가 크고, 향후 소주 시장에서 경쟁 촉진 및 소비자 후생 제고 효과가 기대된다"라며 "국세청의 개별 가격지도를 빌미로 소주업체들이 모여 가격 담합한 행위를 엄중 조치함으로써 정부기관의 행정지도를 빌미로 이뤄지는 담합행위가 결코 용인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내 주류시장 규모는 지난 2008년 기준으로 총 매출액 7조2천891억원, 총 출고량 327만1천383kl로, 맥주(57%)와 소주(41%)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소주시장 규모의 경우 총 매출액은 3조111억원, 총 출고량 134만3천516kl로, 소주제조 10개 사업자 중 진로가 총 매출액의 51.46%, 출고량의 50.82% 차지, 나머지 9개 업체가 1~13%의 점유율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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