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2일 ▲투명한 세정 운영을 위한 세정시스템 개선 ▲납세자권익 보호 강화 ▲세무조사의 예측가능성 제고 등 국세행정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 국세행정위원회가 출범했다. 그 속에는 여성경제인을 대변하는 안윤정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이 있었다. 안윤정 여성경제인협회장<사진>이 국세행정위원으로서 다짐하는 것은 "이익이 있는 곳에 당연히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인식을 납세자에게 심어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국세행정위원으로서의 그의 소신을 들었다.<편집자주>
□ 국세행정위원회의 위원으로 위촉된데 대한 소감은?
"국세청 개혁기구인 국세행정위원의 외부위원으로 위촉되니 외부에서 알아주는 것 같습니다. 국세청 내 다른 위원회도 많지만 국세행정위원은 다른 것 같습니다. 그만큼 책임감이라던 지 의무감 같은 게듭니다."
□ 국세행정위원회에 거는 국민의 기대는 큽니다. 국세청을 향한 바람이 있다면?
"지금까지 관행에 의해서 모든 게 행해져왔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한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여기에 발맞춰 국세청도 변화해야 합니다. 세금을 거두는 입장도 달라져야 하는 동시에 납세자들의 납세 의식도 바뀌어야 합니다. 이익이 생기면 당연히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의식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이익이 있는 곳에 세금을 거두고 이익이 없는 곳은 감안을 해야겠지요. 그렇게 만드는 게 국세행정위원으로서의 역할인 것 같습니다."
□ 국세행정위원회는 외부감독위원회 설치를 막기 위한 '눈속임'에 불과하다 지적도 있습니다. 이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백용호 국세청장은 공정거래위원장을 지냈던 만큼 자신만의 소신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소신을 갖고 한 것이라고 봅니다. 이 위원회를 만든 것도 그런 것을 다 감안하고 했을 것입니다. 그런 염려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김기문 국세행정위원회 회장을 중심으로 우리 위원들이 모여 자체적으로 머리를 맞대어 연구를 하고 실제로 국세청과 납세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일들이 이뤄질 수 있도록, 그런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 국세청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평소 생각하신 게 있으신지요.
"지금 백용호 국세청장이 의지를 가지고 나름대로 과감하게 할 수 있는 것은 해나가고 있다고 봅니다. 국세청 자체가 변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으로 우리나라의 모든 행정기관이 변해야 합니다. 국세청의 이번 개혁이 그런 계기라고 봅니다. 납세자들도 변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납세자들이 계속 세금을 잘 안낸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럼 국세청이 계속 따라 다니며 받아야 되는데 그러면 안 되는 것 아닙니까? 지금은 다는 아니지만 많은 납세자들이 달라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익이 있는 곳에는 세금을 당연히 내야 되고 또 세금을 충분히 내는 사람은 그만한 대접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 모토를 가지고 간다 해도 전 분야가 다 되지는 않습니다. 변화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에서 납세자들의 투명도가 나타나야 하고 그렇게 되면 자연히 투명해지는 사회가 될 것입니다."
□ 백용호 국세청장에게 고언(苦言)을 한다면.
"백용호 청장님은 처음가진 소신대로 해 나가야 합니다. 옆에서 국세행정위원들이나 뛰어난 국세청 직원들이 조언을 하겠지만 결국은 국세청장이 그림을 그려 나가야 합니다. 외부위원으로 세금을 내는 사람을 발탁했다는 것 자체가 변화라고 봅니다. 세금을 내는 사람의 의견을 반영하고 기업인들의 의견을 듣는다는 것 아닙니까. 국세청이 갑이라면 기업은 을입니다. 지금까지는 갑을 연구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했는데 이제는 을의 입장을 듣고 같이 나아가려고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만큼 굉장히 잘될 것 같습니다."
□ 여성경제인협회는 어떤 단체인지 간단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여성경제인협회는 1977년 (사)한국여성경제인실업회로 시작해 올해로 33년 정도가 됐습니다. 김수학 전 국세청장 시절 당시 김 청장을 모시고 간담회를 한 적도 있습니다. 1999년 '여성기업지원에관한법률'에 의거해 한국여성경제인협회로 개칭해 여성기업의 활발한 활동과 여성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창업지원 비즈니스센터을 통해 여성경제인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현재 저희 단체는 13개 지회, 1천7백여 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 여성경제인으로서 국세청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여성기업인들은 국세행정에 대한 접근성이 약한 반면 세무 정리를 꼼꼼히 하고, 투명하고 정직합니다. 이런 것들을 감안해 행정을 펼쳤으면 합니다."
□ 국세청이 여성경제인협회를 위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국세청이 여성경제인의 날에 국세청장 상을 줍니다. 아주 귀한 상인데 이 상을 받기 위해 여성경제인들은 많은 노력을 합니다. 우수 여성기업인들이 많이 늘어날 때 우리나라 경제도 살아납니다."
□ 바람직한 세정과 납세자의 관계란 어떤 것이라고 생각 하십니까.
"저는 35년간 사업을 해오면서 나는 억울하다, 당한다는 생각을 할 때도 많았습니다. 이제는 투명하고 밝게 해나가야 합니다. 이제는 국세청이 납세자를 도와야 합니다. 도와준다고 해서 세금을 받지 않는다는 게 아닙니다. 예를 들어 납세자들은 절세하는 방법을 잘 모릅니다. 절세인지 범법 행위인지를 몰라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경우 국세청이 도와줘야 합니다. 또한 납세자는 이익이 생기면 당연히 세금을 내야 한다는 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인식의 변화가 가장 중요합니다. 국세청과 납세자가 상호간 배려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봅니다."
■프로필
△1947년 4월 경상남도 합천 生 △이화여자대학교 독어독문과 卒 △이화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독어교육학 석사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대학원 의상디자인 전공 △중앙대학교 디자인 대학원 겸임교수 △서울제일로터리클럽 회장 △現 한국패션협회 부회장 △現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現 FTA 국내대책위원회 위원 △現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 △現 건국 60주년 기념 추진위원회 위원 △現 여성부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現 (재)한국방문의해 추진위원회 위원 △現 통일고문회의 위원 △現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