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원의 거부(巨富)'로 우뚝 선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상장사 주식부호 선두자리를 두고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재벌닷컴이 3일 1천780개 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지분 가치를 전날인 2일 종가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4조2천19억원을 기록하면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을 제치고 7개월만에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지난 2월 차명으로 있던 삼성전자와 삼성SDI 주식을 실명 전환하면서 상장사 주식부호 1위에 올랐던 이건희 전 회장은 이날 4조1천380억원으로 7개월만에 정 회장에게 선두를 내줬다.
이날 정 회장이 선두에 오른 것은 보유지분이 많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주가가 전 날보다 1천원(0.88%)이 오른 11만5천원과 5천원(3.58%)이 오른 때문이다.
반면 이 전 회장은 보유지분이 많은 삼성전자가 전 날보다 1만5천원(1.88%) 하락한 78만4천원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삼성물산, 삼성증권, 삼성화재 등의 주가가 떨어져 보유지분 가치도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정 회장과 이 전 회장의 지분가치 격차는 64억원에 불과해 계열사 주가 등락에 따라 상장사 주식부호 1위 자리를 두고 두 사람간의 공방전은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특히 두 사람의 보유지분이 많은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주가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상승가도를 질주하고 있어 지분가치도 계속 불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정몽구 회장과 이건희 전 회장의 지분가치가 급속히 불어나고 있는 반면 다른 주식부호들은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적거나 오히려 뒷걸음질을 하고 있어 두 사람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이날 1조 6천754억원으로 3위를 차지했으나 연초에 비해 8.9% 늘어나는데 그쳤고,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한나라당 국회의원은 연초보다 12.4% 감소한 1조5천393억원으로 4위에 머물렀다.
이어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올들어 80% 불어난 1조4천926억원을 기록하면서 5위에 올랐고,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은 연초 대비 32.7% 상승한 1조3천598억원으로 6위였다.
또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연초보다 129.5%나 불어난 1조3천595억원을 기록해 7위에 올라 부친인 정몽구 회장과 함께 '1조원클럽 부자' 주식부호 자리를 지켰다.
이밖에 신동주 호텔롯데 부회장이 1조3천165억원,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이 1조945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가 1조760억원을 각각 기록하면서 '1조원클럽' 주식부호에 들었다.